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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의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는 A씨는 “비행편이 늘어도 당분간 출장은 어려울거 같다”며 이처럼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한중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우리 외교부와 국토부는 17일부터 한중 부정기 항공편을 7편 추가 운항하기로 했고, 주중대사관과 한국인회 차원에서도 각 지방정부에서 전세기 운항을 늘리고 있다. 인천~우한 하늘길도 지난 16일부터 8개월만에 다시 열렸다.
그러나 문제는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먼저 한중 양국이 격리를 면제하는 기업인 신속통로(패스트트랙)는 적용 대상과 지역이 제한적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이용이 어렵다.
또한 여전히 많은 교민들이 코로나19 이후 비자 발급을 위한 초청장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교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비즈니스 수요가 많은 수도 베이징 정부는 초청장 발급에 미온적인데다 여전히 한국에 대한 직항편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5월부터 중국이 유학생·취업자·기한이 남은 거류증을 소유한 교민에 대해서 비자 발급을 재개하면서 한중 항공편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여행사는 이런 틈을 악용해 중국 편도 항공권을 수백만원에 판매했고, 중국에 생업을 두고 있는 많은 교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행기표를 구매하고, 2주 격리를 버텨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수요를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으로 다시 들어와야 하는 교민만 수만명이 된다고 하지만, 그 중 비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경우도 많고 14일 격리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들어올 사람은 이제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부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인정해주면서 유학생들이 당장 귀국할 이유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주중대사관은 베이징 인근 도시인 스자좡(石家莊)으로 교민 전세기 취항을 추진했으나 이달 16일에 이어 23일도 신청자가 부족해 취소했고 오늘 26일로 다시 예약을 받고 있다. 베이징 인근의 톈진(天津) 상황도 비슷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양국에서 2주 격리를 계속 유지한다면 항공편이 늘어난 이후 10~11월부터는 막상 수요가 없을까 우려된다”며 “한국서 출발하는 편은 그나마 경유 수요가 있어 채워지는데 중국서 한국으로 가는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윤 상하이한국인회 회장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상하이한국상회가 추진한 전세기는 지난 8월 이후 3차례 운행됐고, 오는 25일, 26일 추가로 비행편을 띄어 총 1113명의 교민 복귀를 도울 예정”이라며 “지방정부와 협의 중이며 우리 기업들도 교민 복귀를 위해 여러모로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