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뜨거울수록 해로울까

'가열점 높을수록 유해물질 검출량 증가' 논문 발표
시중 유통 기기 3종 저마다 가열 온도 다르지만
유해물질 많다고 반드시 유해하다는 의미와 별개
흡연자 건강 좌우 변수 여럿…"오해 경계해야"
  • 등록 2021-05-19 오전 8:00:00

    수정 2021-05-19 오전 8: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전자담배 연기를 내는 온도가 높을수록 유해물질 발생량이 늘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왼쪽부터 KT&G ‘릴’,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 ‘글로’.(사진=각사)
1년 전 나온 연구 결과는 담배 업계에 파장을 불렀다. 적극적인 소비자는 낮은 온도를 찾아 움직이고자 했고, 궐련형 전자담배가 대상으로 떠올랐다. 담배회사도 이런 심리를 공략하고자 애썼다. 그러나 시판 중인 기기 중에 상대적으로 덜 해로운 것은 없고, 그렇다고 하더도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19일 작년 6월 출간한 환경연구(Environmental Research) 185호를 보면, 궐련형 전자담배(Heat-not-burn·HNB)는 가열 온도가 섭씨 250도를 넘어가면 배출하는 유해물질이 증가한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이 실렸다.

안전성평가연구소 소속 김용현 박사 연구진은 전자담배 연기 발생 시스템을 표준화하는 과정에서 ‘전자 담배연기 유해물질 발생에 가장 주요한 요인은 가열온도라는 점을 발견했다’는 취지로 이 같은 논문을 썼다.

연구는 담배 주요 유해 물질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가 궐련형 전자담배 연기에서 검출한 양을 온도별로 측정했다. 그 결과 섭씨 170도에서 0.067 마이크로그램(μg)이던 검출량은 250도에서 0.373μg로 급증했다. 320도에서 5.841μg, 400도에서 21.16μg, 470도에서 23.84μg로 기하급수적으로 솟았다. 포름알데히드는 170도에서 250도까지 80도 오르는 동안 5.5배 증가했지만, 250도에서 320도까지 70도 오르는 사이 15.6배 급증했다.

유해물질은 온도가 오를수록 검출량이 증가(빨간 네모)했지만, 기기 별로는 검출량(녹색 네모)이 크게 차이가 나진 않았다.(출처: Development of a standardized new cigarette smoke generating (SNCSG) system for the assessment of chemicals in the smoke of new cigarette types (heat-not-burn (HNB) tobacco and electronic cigarettes (E-Cigs)))
오차 범위를 고려하더라도, 가열점이 오를수록 포름알데히드 검출량이 증가하는 걸로 보기에 무리가 없었다고 연구진은 제시했다. 그러면서 다른 유해물질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도 온도와 검출량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했다.

연구가 나오자 소비자 시선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달구는 기기의 제원으로 쏠렸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점유하는 한국필립모리스(PMI)의 아이코스(IQOS)는 350도,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BAT)의 글로(glo)는 250도로 각각 담배를 가열한다. KT&G 측은 릴(lil)의 가열온도를 대외비로 공개하지 않지만, 300도 초반(하이브리드 제외)으로 알려졌다. 연구대로면 두 가지 유해물질 검출량은 아이코스, 릴, 글로 순으로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런 순서로 인체에 유해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업계와 연구의 설명이다. 예컨대 이른바 순한 담배가 독한 담배보다 폐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흡연 형태와 횟수, 습관, 환경 등 흡연자에게 영향을 주는 변수는 여럿이다. 개인 건강 상태도 무시하지 못한다.

논문도 마찬가지로 이런 해석에 선을 긋는다. 논문은 ‘기기 별로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의 상당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차이가 있지만 ‘통계적으로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는 게 부연이다. 아이코스와 글로를 비교한 결과인데 맥락상 릴과 함께 견줘도 마찬가지로 차이는 없다.

담배회사 관계자는 “어떤 기기가 ‘덜 해롭다’는 오해가 ‘안 해롭다’는 인식으로 굳어지는 것은 경계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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