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울의 봄’의 상승세는 여타 흥행했던 대중 영화들의 발자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동안 극장 영화의 소비 상황이 오락과 재미를 추구하는데 치우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담긴 시대적 고통과 무거운 메시지가 관객에 오롯이 전달돼 작품과 공명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대중영화 본연의 엔터테이닝 요소와 시대정신 두 마리 토끼를 잡음으로써 ‘서울의 봄’이 극장의 존재 이유와 세상을 바꿀 좋은 이야기의 힘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반응이다. 2030 MZ 관객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현대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됐다는 후기부터 SNS ‘심박수 챌린지’까지 등장하는 등 입소문의 힘이 뜨겁다.
지난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28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평일인 전날 하루동안 23만 9669명을 동원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213만 2365명이다. 이날 오전 기준 실시간 예매율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로 전체 1위를 사수하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서울의 봄’의 예매율은 51.4%, 사전 예매량은 20만 3895명을 기록 중이다.
지난 22일 개봉 이후 쭉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서울의 봄’은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후 6일 만인 지난 27일 오후 2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등 올 여름 최고 흥행작인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보다도 가파른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3’ 이후 제일 빠른 흥행 속도라 연말을 앞두고 ‘서울의 봄’이 극장가에 한국 영화의 불씨를 다시 되지필지 관심이 쏠린다.
개봉 이후 포털 평균 평점 9.5점 이상, 실관람객들의 반응을 반영한 CGV에그지수 98%를 기록하며 후기 역시 극찬, 호평일색이다. 시대적 배경에 익숙한 중장년 관객들은 물론, 현재 영화 시장 소비를 이끌고 있는 청년 관객들까지 만장일치로 상찬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당시 상황을 경험해보지 못한 젊은 관객들에게는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CGV 홈페이지 기준 20대 25.7%, 30대 30%로 연령별 고른 예매 분포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봄’을 관람한 후 애플워치로 자신의 심박수를 측정해 온라인에 인증하는 이른바 ‘심박수 챌린지’까지 SNS에 등장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화가 나는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심장박동수가 높아졌음을 애플워치 등으로 인증해 SNS에 올리는 챌린지가 유행 중인 것. 챌린지 등으로 SNS에 빠르게 번진 입소문 덕에 ‘서울의 봄’의 매출액 점유율은 전날 27일 기준 87.4%를 기록했다. 극장을 방문한 10명 중 9명 가까이가 ‘서울의 봄’을 관람한 셈이다.
외신들도 ‘서울의 봄’의 흥행세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영국 스크린데일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서울의 봄’의 흥행성적을 보도하면서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던 한국 영화의 박스오피스에 낙관적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