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구실로 추가 재난지원금 살포 곤란하다

  • 등록 2020-06-08 오전 5:00:00

    수정 2020-06-08 오전 5:00:00

요즘 정치권이 돈 뿌리기 재미에 들린 모양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마감되자마자 또 다시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국민 1인당 20만원씩 주는 2차 재난지원금의 운을 떼자 더불어민주당 중진들이 적극 분위기를 띄우는 분위기다. 경제가 더 나빠져 국민이 아우성치면 2차 재난지원금을 안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돈을 공짜로 준다는 데야 싫어할 사람은 없다. 지난 총선 직전 재난지원금을 뿌림으로써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는 데 기여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국민 1인당 20만원씩 더 주려면 또 빚을 내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이미 1~2차 추경에 이어 3차 추경까지 편성되면서 국가 재정이 휘청대는 상황이다. 추가로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국가채무가 반년 만에 110조원이나 늘어나 850조 5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규모나 증가 속도에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러한 재정 악화에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하다, 2차는 물론 3차 이후까지 재난지원금 지급을 요구하고 나설 정도다. 사용시한이 8월 말까지 아직 한참 남아 있는 1차 재난지원금이 무색하게 느껴질 만하다. 문제는 야당인 미래통합당까지 이런 정책에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 국민에게 매월 돈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로 한술 더 떴다. 나라 살림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사람들인지 의문을 감추기 어렵다.

돈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말은 그럴 듯해 보이나 실상 경기를 더 망치고 결과적으로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기 십상이다. 재난지원금으로 고기 사먹었다는 얘기에 감격했다는 감성 정치로는 결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나라를 진정 위한다면 떼쓰는 아이 용돈으로 달래듯 경제 실정을 현금 살포로 만회하려 해선 안 된다. 이런 맥락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차 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제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당연하면서도 다행한 일이다. 코로나 사태를 구실로 나랏돈을 선심 쓰듯 뿌릴 게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키우고 꼭 필요한 계층에만 지원하는 신중한 재정운용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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