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에 두고 ‘친문 단일대오’를 형성했던 여권이 조금씩 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사면 찬반을 떠나 이 대표 재신임까지 언급됐습니다. 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맡으며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두터운 지지를 받았던 이 대표였는데 말이죠. 반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사면 논쟁과 관련해 발언을 삼가며 반사효과를 누렸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위기를 단순히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꺼냈기 때문으로 보지 않습니다.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여권 내 차기 권력 경쟁구도 돌입에 따른 세력 구분에 조금 더 무게를 둡니다.
광주 광산을이 지역구인 민형배 의원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호남은 이 대표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입니다. 이 대표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죠.
역시 친문인 고민정 의원 역시 이 대표의 재신임을 언급하는 익명의 SNS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해프닝일 수 있으나 이 대표의 사면론에 불만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론과는 다른 상황이나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둘러싼 왈가왈부도 친문 분화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손혜원 전 의원이 “대통령이 신뢰하는 사람에 양정철은 없다”고 주장하면서입니다. 한때 문 대통령을 보좌하던 두 사람이 갈등하는 것인데 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속 이야기를 못해 참 답답하다”고 SNS에 올렸습니다. “야당이나 보수언론의 공격보다 내부의 이야기에 더욱 상처받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파열음이 나는 여권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국정 지지율 하락에 따른 레임덕의 전초라거나 혹은 차기 대권 경쟁구도에 돌입한 탓으로 보기도 합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단일대오가 흐트러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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