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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T는 지난 18일 안양에서 열린 안양 KGC와의 4강 PO 1차전에서 겨우 51점을 넣는데 그쳤다. 승리한 KGC도 겨우 54점에 그쳤다. 양 팀 합계 105점은 역대 PO 최소 득점 신기록(종전 115점)이었고 KT의 51점도 역대 한 경기 최소 득점(종전 54점)이었다.
하지만 KT의 기록은 불과 3일 만에 깨졌다. 울산 모비스가 21일 원주 동부와의 4강 PO 3차전에서 50득점에 그치면서 KT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 그나마 4쿼터 종료 13초 전 박종천의 3점슛이 안 들어갔다면 50점도 채우지 못할 뻔했다.
단지 두 경기뿐만이 아니다. 이번 4강 PO는 유독 득점 가뭄이 심하다. 21일까지 치러진 5경기 평균 득점이 겨우 60점이다. 한 팀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게 21일 동부가 모비스를 상대로 70점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4강 PO는 반드시 수비농구가 빛을 발한다고 보기 어렵다. 올해 정규시즌 평균득점은 약 76.7점이다.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동부의 평균실점도 67.9점이었다. PO라는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공격이 안 풀리고 있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격력이 바닥을 치고 있다.
KT가 51점에 머물렀던 경기는 더욱 상황이 심각했다. 찰스 로드가 30점을 넣지만 나머지 토종선수들은 21점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3점슛을 3개 기록했는데 그 중 2개가 로드의 몫이었다. 토종선수들은 12개의 3점슛을 시도해 단 1개밖에 넣지 못했다. KGC 역시 12개 3점슛 가운데 들어간 것은 1개뿐이었다.
농구가 꼭 득점이 많이 난다고 해서 재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PO 농구는 지나치게 저득점으로 흐르고 있는 느낌이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득점을 책임져줄 스타가 사라진 한국 농구의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