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부동산 개발 핵심은 도시재생…·수요자 `니즈`맞춰 규제 풀어야"

문주현 부동산개발협회장·MDM그룹 회장
도시재생 민·관공동협력, 규제완화 필수
협회 올해 회원수 확대, 교육, 포럼 진행
  • 등록 2016-05-02 오전 5:00:00

    수정 2016-05-02 오전 5:00:00

△문주현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도심 경쟁력을 키우고 새로운 시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답은 도시재생에 있어요. 일본 마루노치,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캐나다 벤쿠버처럼 도시재생사업으로 도심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부동산개발협회도 새로 부상할 이 시장의 성장을 위해 정부와 손발을 맞출 생각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개발·시행자) 1세대’,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문주현(58) 한국부동산개발협회(디벨로퍼협회) 회장. 시행사 ㈜MDM을 부동산종합금융그룹으로 키운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문 회장은 여전히 목마르다.

MDM그룹 회장이기도 한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에 있는 한국자산신탁(MDM 계열사) 사옥에서 만났다. 문 회장 집무실은 사방이 세계지도와 대한민국 지도로 둘러싸여 있다. 복합개발 단지 조감도도 곳곳에 놓여 있다. 요즘 그는 전 세계적인 흐름인 복합개발 및 도시재생 쪽에 관심을 갖고 공부 중이다.

“도시재생은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

“도심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인데,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도심을 만들어야죠. 건물은 스마트빌딩으로, 도심은 압축도시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도 기업도 도시를 떠나고 말 테니까요. 강남 테헤란로가 대표적 곳이 아닙니까.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심, 사람이 모이는 살아 있는 도시로 변모하려면 도시재생사업이 필요한 때입니다.”

문 회장은 이를 위해 기업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말로만 민·관 공동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고 할 게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및 건축물 층수 제한 등 규제를 풀고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합니다.”

도시재생은 산업구조와 신도시 위주의 도시 확장으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창출하는 사업을 말한다. 쇠퇴한 도시를 되살려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부흥시키는 도시정비사업이다. 일본의 롯본기 힐스가 도시재생사업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문 회장은 도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시대가 원하는, 수요자의 달라진 니즈(욕구)를 반영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요즘 직장인들이 원하는 것은 직주근접([職住近接·직장과 집이 물리적으로 근거리에 있는 것) 형태예요. 건물 하나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건축물이 대표적이죠. 상가와 오피스텔, 호텔 등이 한 곳에 들어서는 복합개발은 시대의 요구라고 봅니다. 산업에 경계가 없어졌다고 할까요. 집이, 건물이 인공지능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여기에 맞게 제도를 정비해 뒷받침해줘야 합니다.”

△문주현 회장이 인터뷰 도중 부동산개발협회에 대해 소개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정욱 기자]
그는 도시재생이 부동산산업의 새로운 방향인 만큼 디벨로퍼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디벨로퍼는 가치 창조자…자긍심 가져야”

“정부 주도의 주택 공급량 늘리기 정책은 사실상 끝났잖아요. 이제는 민간 개발 주도형으로 나가야 합니다. 대형 시공사들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디벨로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습니까. 어느 때보다 디벨로퍼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부동산개발협회가 할 일도 당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올해 설립 11년째인 부동산개발협회는 2014년 문 회장이 협회장에 오른 뒤 300명에 그쳤던 회원 수가 5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는 전문 시행사만이 디벨로퍼라는 고정관념을 깼기 때문에 가능했다.

“디벨로퍼는 개발을 위한 종합 기획을 하는 사람 아닙니까. 여기에 착안해 시행사뿐 아니라 분양마케팅 업체, 설계·광고·감리 등의 업체도 회원으로 받아들였죠. 개발사업과 관련한 여러 분야의 업체들이 모여 협력하니 시너지 효과도 크고, 협회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회원 수가 늘어난 데는 협회가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도 한몫했다. 문 회장은 디벨로퍼 업계 활성화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시행사 인큐베이팅센터’를 열어 사업지만 있는 시행사에 기획·설계·자금·분양 등 사업 전반을 컨설팅해주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과의 협력도 주선한다. 한양대 대학원 내 ‘창조도시 부동산융합 최고위 과정’도 만들었다.

부동산개발협회 회장으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더 많다. 회원 수도 더 늘리고,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부동산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포럼도 열 예정이다. 문 회장은 또 디벨로퍼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바꿔 나갈 생각이다.

“건설이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일이라면, 디벨로퍼는 가치를 창조하는 소프트웨어에 더 가깝습니다. 앞으로 땅의 가치를 어떻게 상품화하고 시대 흐름에 맞춰 소비자 구미를 맞추느냐? 여기에 승부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일을 누가 하겠습니까. 디벨로퍼가 해야죠. 무엇보다 자긍심, 사명의식이 필요합니다.”

“자기 안의 프레임에 갇히지 마라”

업계에서는 문 회장을 롤 모델로 삼는 후배 디벨로퍼들이 꽤 많다. 그는 성공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무엇보다 자기 안에 갇히지 말라고 강조한다. “디벨로퍼는 프런티어(개척자) 정신이 있어야 해요. 시장에 맞는 물건도 만들어야 하지만, 시장을 끌고 갈 수 있는 상품도 만들어야 하거든요. 그러기 위해선 자기 안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열린 사고, 열린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프런티어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시행사 MDM이 내놓은 초소형 오피스텔, 호텔식 조식 서비스 결합형 커뮤니티 주택 등은 시장 선도적 주거 시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지금의 MDM그룹을 있게 한 2007년 부산 해운대 ‘대우월드마크 센텀’은 당시 고가 주상복합단지로 유명했다. 주변에 분양가가 3.3㎡당 900만원대였지만, 과감히 1700만원대에 내놨다. 직원들은 걱정했지만, 문 회장은 자신이 있었다.

“그 상품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었어요. 당시 부산 해운대구에 고급 아파트를 희망하는 수요자들이 많았는데, 마땅한 주택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정말 최고로 지었지요. 분양가는 그만큼 비쌌지만, 품질 면에서 자신이 있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문 회장의 도전의식과 프런티어 정신은 33㎡의 작은 원룸에서 시작한 시행사 MDM이 20년도 채 안돼 국내 최대 부동산개발금융그룹으로 성장한 원동력이 됐다. MDM은 현재 한국자산신탁(신탁사), 카이트캐피탈(금융사), 한국자산에셋운용(자산운용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문 회장은 마지막으로 협회 회원들이나 후배들에게 자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부동산개발사업은 짧아야 3~5년, 길면 20년까지도 걸립니다. 멀리 내다봐야 합니다. ‘천천히 가도 좋으니 제대로 가라’. 이게 제가 후배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입니다.”

문주현 회장은…

1958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뒤늦게 검정고시를 통해 27세에 ‘늦깍이 대학생’이 됐다. 경희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후 나산그룹에 입사, 7차례의 특진 끝에 6년 만인 30대 후반에 임원이 됐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회사가 부도나자 이듬해 부동산 개발업체 MDM을 설립했다. 2014년 3월 제3대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에 취임했고, 지난해 2월부터는 전국검정고시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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