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마스크 착용 요구하다 맞는 택시기사들 "격벽이라도 설치해주세요"

마스크 착용 요구하는 택시기사들 연이어 폭행당해
1인 운행이라 승객 폭행 발생 시 대응 어려워
"시민 인식 개선 물론 중요하지만 격벽 설치도 필요"
  • 등록 2020-07-12 오전 8:11:00

    수정 2020-07-12 오후 10:11:52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취객한테 마스크 써 달라고 했다가 두들겨 맞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운전기사가 폭행당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시민 의식 개선도 필요하지만 격벽 설치 등 구체적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9일 강원 춘천의 택시기사들이 기사를 폭행한 피의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택시는 기사 혼자 있어 “공포감 더해”

지난 5월 26일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승객이 이를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운전기사를 욕하거나 폭행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택시 기사들은 1인 영업을 하기 때문에 폭행을 당할 경우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모았다. 주위에서 신고하거나 도와주지 않는 이상 대처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개인택시 기사 60대 황모씨는 “코로나에 걸린 택시기사도 있었고 확진자가 택시를 이용한 경우도 있어 서로 간 마스크를 쓰는 것이 옳다”면서 “하지만 기사는 승객에게 을이지 않냐. 마스크를 써달라는 말을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불안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윤모(62)씨는 “그냥 운행할 때도 취객이 시비를 거는 경우가 있는데 마스크 얘기를 하면 더 트집 잡을 거 같다”면서 “혼자 있다가 해코지 당하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노상에서 남성 2명이 택시를 타려고 하다가 택시기사가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자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택시기사는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일엔 김해에서 술 취한 60대 남성이 마스크를 써달라 한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하다 체포됐다.

비말 차단 기능 격벽 설치 법안 발의…택시업계 “코로나도, 폭행도 막을 수 있어”

승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택시기사가 폭행당하는 일이 이어지자 택시업계에서는 격벽 설치를 의무화해야하는 시점이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껏 택시 내 격벽 설치에 대한 논의는 수 차례 있었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김영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21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3명 의원과 공동 발의했다. 격벽기능을 포함한 비말차단막을 설치하는 데 국가와 지자체가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고 최근 서울 등 지자체에도 격벽 설치를 건의했다”며 “이미 선진국에서도 택시 내 접벽이 대부분 있고 운행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지 않냐”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격벽 설치를 하게 되면 감염도 막고 기사 폭행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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