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하는 '한지붕 두가족'…산업·하나은행도 이달말 공동점포

'창구 제휴' 방식 운영… 이르면 이달말 서비스 개시
산은 고객, 전국 하나은행 지점·ATM·WM서비스 이용
우리·하나은행, 내달 용인 신봉동에 공동점포 개설…KB·신한도 상반기 중 오픈
채널 유지+비용절감…"책임 명확히 하고 시너지 내야"
  • 등록 2022-03-23 오전 6:00:00

    수정 2022-03-23 오전 6:00: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이달 말 ‘창구 제휴’ 방식의 공동점포 운영에 나선다. 하나의 물리적 공간에서 두 은행이 영업하는 것은 아니지만, 산업은행 고객은 전국 하나은행 점포와 현금자동인출기(ATM), 자산관리 서비스(WM)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으로 은행 점포 폐쇄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공동점포가 새로운 활로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산은 고객, 이달말부터 하나은행 지점서 업무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창구 제휴’ 방식의 공동점포 운영에 나선다.

산은 관계자는 “이 달말 시행을 목표로 준비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두 은행은 지난해 8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등이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고객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전국 하나은행 영업점의 창구와 ATM을 이용해 입금과 잔액 조회 등부터 시작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두 은행이 점포 운영에서 손을 잡으면 정책금융과 상업금융이 각자의 강점은 최대한 활용하고 부족한 기능은 보완하는 성공적인 협업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적으로 산업은행은 부족한 채널을 하나은행에서 수혈하는 셈이 된다.

지난해말 현재 하나은행의 전국 점포(출장소 제외)는 613개, ATM은 3565개다. 산은의 경우 점포는 61개, ATM은 111개에 불과하다. 하나은행은 산업은행 고객에게 자사의 WM(자산관리)서비스를 소개하고 고객을 확보할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의 창구 제휴가 시작되면 은행권의 넓은 의미의 첫 번째 공동점포 사례가 될 전망이다. 공동점포는 복수의 은행이 하나의 공간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점포 운영체제다.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한 공간에 영업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창구 제휴’ 방식의 점포 운영도 공동점포와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행과 산은이 ATM과 영업점 창구를 제휴한 형태는 소비자의 금융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한 공동점포 운영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우리·하나, KB·신한도 공동점포 개점 예정

공동점포는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다음달 우리은행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 점포를 내기로 했다. 두 은행은 옛 우리은행 신봉지점 자리(2층)에 50평 규모의 영업 공간을 마련해 각 은행이 반반씩 공간을 활용키로 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경북 영주 등에 공동점포를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공동점포 설치 시기와 위치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공동점포가 확산하는 배경에는 비대면 금융확산에 따른 급속한 점포 폐쇄가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국내 은행권에서 총 1513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점포 폐쇄는 2016년 273개, 2017년 420개, 2018년 115개, 2019년 135개, 2020년 332개로 최근 3년간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점포는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의 금융편의성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절감을 꾀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려는 공동점포가 성공하려면 점포 관리 책임과 비용을 분명히 나누고 운영 주체간 시너지 창출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용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공동점포 관련 보고서에서 “공동점포는 점포 관리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입점 은행간 상품 비교를 통한 경쟁으로 이어져 영업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익, 비용의 적정성이 한쪽으로 치우친다면 공동점포 운영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며 “손님 채널 관점 이외에도 공동의 시너지를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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