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집 떠나 더 큰 집으로"…스님, '출가'를 말하다

'슬기로운 출가생활' 등 2종 발간
스님들 진솔한 출가 이야기 소개
"인생 길 모색에 좋은 본보기 될 것"
  • 등록 2023-12-21 오전 5:30:00

    수정 2023-12-21 오전 5:30:00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제가 생각하는 출가는 나의 작은 집을 떠나서 큰 집으로 가는 거예요. 지금 삶이 힘들고 갈 길이 막혀 있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자기 내면에 있는 힘과 지혜를 발견하면 좋겠어요.”(홍대에 수행놀이터를 연 준한 스님)

“‘출가하겠습니다’라고 선언하고 나니까 갑자기 주변에서 모든 걸 일사천리로 진행해 주셨어요. 마음먹고 진짜 머리를 깎기까지는 채 며칠이 걸리지 않았죠. 원래는 여행도 하고 놀다가 출가하려 했는데, 이렇게 빨리 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어요.”(불교 유튜브 크리에이터 무여 스님)

속세를 떠난 이후에도 자신의 꿈을 펼쳐가는 스님들이 들려주는 ‘출가 이야기’가 나왔다.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은 최근 출가교재인 ‘슬기로운 출가생활’과 ‘불교는 좋지만 출가는 겁나는 너에게’ 2종을 발간했다. 출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스님들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 출가가 ‘속세와의 단절’이 아닌 ‘세상과 함께하는’ 삶의 방식 중 하나임을 소개한다.

교육원장인 범해스님은 “고뇌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완성하는 방법은 자신의 생각과 실천에 있다”며 “각자의 소신대로 노력하며 구도의 길을 완성해 가는 스님들의 모습이 인생의 길을 모색하는 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 유튜브 크리에이터 무여 스님(사진=담앤북스).
‘속세 단절’ 아닌 ‘삶의 방식’ 중 하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종교 인구는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젊은 층의 종교 이탈과 종교인 수의 급격한 감소로 ‘종교 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불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교육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가자수 역시 지속해서 감소 추세다. 출가자수가 가장 많았던 1999년에는 534명이었지만 2021년 99명, 2022년 61명, 2023년 84명으로 최근에는 백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조계종은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라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출가의 문호를 넓히고 청년출가학교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번 책 발간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슬기로운 출가생활’에서는 각계에서 활약하는 스님 열명의 삶을 들여다본다. 대학에서 건축과 경영을 전공한 준한 스님은 미국 유학 중 출가를 했다. 스님이 된 이후에는 대학 시절 경험했던 수행을 바탕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명상+게스트하우스’인 저스트비(Just Be) 홍대 선원을 열었다. 홍대선원을 주축으로 활동하는 크루는 50여명이다. 이곳에서는 댄스 명상, 소리 명상 등의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며 청년들의 힙한 수행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저스트비(Just Be) 홍대 선원 프로그램 진행 모습(사진=담앤북스).
열아홉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출가를 결심한 무여스님은 1세대 불교 유튜버다. 5년여의 시간 동안 5만여 명의 구독자가 생겼다. 2019년 3월 사찰 순례를 콘텐츠로 채널을 오픈했고,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 440만회에 이르는 불교계 대표 유튜브 채널이 됐다. 홀로 떠나던 여행길에는 어느새 수많은 동행도 생겨났다. 무여 스님은 “유튜브는 나에게 극기였다”면서도 “참고 견디는 시간이 지나니 가장 강력한 포교 수단이 됐다”고 했다.

이외에도 열일곱 살에 출가해 군인이 된 균재 스님, 사찰음식의 정신과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성화 스님 등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20~30대를 보낸 스님들은 “출가란 거창하거나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이며 “자신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무궁무진한 수행과 전법의 길을 개척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불교는 좋지만 출가는 겁나는 너에게’는 청소년부터 은퇴자에 이르기까지 출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법문 자료집이다. 각 세대에 맞춘 법문을 통해 출가의 의미와 중요성을 짚어보고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경전, 선어록 등을 바탕으로 출가 정신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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