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뿔난 김연경 "이런 팀 있을까..부끄럽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지금 같은 상황은 납득하기 힘든 상황. 이런 팀이 있을까”. 흥국생명 김연경이 한 말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GS칼텍스 전에서 3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에 흥국생명은 1위 현대건설을 승점 4점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보다 전임 감독·단장 동반 사퇴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전 감독과 김여일 전 단장을 사실상 경질했다.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GS칼텍스 KIXX 배구단의 경기. 3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서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이영수 수석코치가 사퇴를 만류하고 감독대행직으로 이날 경기를 지휘했지만, 이 감독대행도 이날 경기 종류 후 사퇴를 표명했다.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은 “이영수 코치님까지 나가셔서 어디까지 감당해야 하는지 복잡하다”며 “이제 기회가 오고 현대건설도 외국인 선수가 못 뛰니 좋은 기회였는데 팀에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장염으로 2일과 3일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경기 전날 훈련을 소화하긴 했지만 100%의 기량을 보여주기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안 뛰면 많은 이야기가 또 나온다. 같이 고생한 선수들이 있다”며 “우리의 목표가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동료들이 힘을 내서 이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부터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흥국생명 신임 단장은 권 감독과 김 단장의 동시 경질 이유에 대해 “선수 기용이 아닌 선수단 운영에 갈등이 있었다. 그래서 동반 사퇴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김연경은 “기용에 대해 얘기가 있던 건 사실이다. (구단 측이) 원하는 대로 하다가 경기를 진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얘기하기가 부끄럽다”며 “기사에 나온 그대로가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그걸로 경질됐다고 하면 더 납득이 안 된다. 우리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고 조금의 부족함은 다 있다”며 “애매한 것 같다. 이렇게 되면 모든 감독이 경질되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다음 감독님이 오셔도 신뢰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 감독은 회사에서 원하는 감독이 아니겠나. 지금 회사는 회사의 말을 잘 듣는 감독을 원한다는 거나 다름없다”며 “누굴 위한 결정인지 모르겠다. 우린 일요일에 IBK기업은행과 경기가 있다. 지금 감독도 없고 수석코치도 나가신다고 하니 우리끼리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삼선체육관에는 3411명의 팬이 찾아왔다. 홈팬들은 ‘팬들은 선수들을 지지한다’는 플랜카드를 들고 선수들의 ‘행복배구’를 기원했다.

김연경은 “”팬들이 늦게까지 와주셔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항상 감사드린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여러 상황이 있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랍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