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늘면 4대보험료도 쑥..기업 '눈덩이 비용' 고민

사회보험비용 100조 '사상 최대'
내년부터 상승세 더 가팔라질 듯
文정부는 줄줄이 친노동 정책만
재계 "해외 이전 고려해야 할 판"
  • 등록 2017-09-04 오전 5:00:00

    수정 2017-09-04 오전 7:19:16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기업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걱정이 태산이다. 법원이 기아차에 이어 근로복지공단도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 손을 들어주면서 통상임금에 연동되는 각종 수당과 사회보험료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등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 기업들 입장에선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도저히 인건비 부담을 견딜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면서 “해외 이전을 고려해야 할 판”이라고 푸념했다.

100조원 넘긴 사회보험 비용, 내년엔 ‘폭증’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기업과 국민이 부담하는 사회보험 비용은 지난해 처음 100조원을 넘긴데 이어, 올해 다시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총은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달 초쯤 발표할 계획이다. 이승용 경총 사회정책팀장은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기업과 국민이 부담한 사회보험 비용 총액은 105조~106조원 정도로 추산돼 2015년(약 98조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사회보험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 국민의 부담은 이미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다. 지난해 경총 자료를 보면, 총임금 대비 사회보험비용의 노사부담은 2005년 16.1%에서 2015년 18.7%로 2.6%포인트 늘었다. 이 기간 OECD 회원국 대부분이 감소하면서 OECD 평균 노사부담이 0.8%포인트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앞으로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는 범위가 넓어지면 이에 연동돼 매겨지는 사회보험료 비용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지게 된다. 통상임금은 초과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수당과 같은 ‘통상임금 연동수당’은 물론, 퇴직금, 사회보험료, 임금채권보장 부담금 등 ‘간접노동비용’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통상임금 뿐만이 아니다. 내년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올해 6470원보다 16.4%(1060원) 오르고, 건강보험료율은 지난 2012년(2.8%) 이후 5년 만에 최대인 2.04% 인상된다. 여기에 정부는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면서 기업들을 몰아붙이고 있다. 이 팀장은 “가뜩이나 매년 인건비 상승으로 사회보험 비용이 늘고 있는데, 내년부터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료 인상 등이 반영되면 기업 부담이 얼마나 커질 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통상임금 패소에 당장 적자 걱정하는 기업도

당장 일부 기업들은 기아차와 근로복지공단의 통상임금 패소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지연이자· 소급분 지급을 눈앞에 두고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조사에 의하면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중인 25개사가 밝힌 부담액은 최대 8조 3673억에 달했다. 기업당 평균 3347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소송 기업중에는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영향 등으로 실적이 고꾸라진 현대·기아차는 비롯해 조선 불황에 신음하는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기업은 소송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경우 적자 전환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정조원 한경연 고용복지팀장은 “통상임금 패소시 소송 기업들의 수천억원 추가 비용 부담은 물론, 다른 기업들의 ‘줄소송’도 우려된다”면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한 데다, 인건비 상승 부담이 커져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상황 엄중’..박용만 회장, 다시 국회로

상황이 이렇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주요 입법현안에 대한 경제계 입장’ 보고서를 손에 들고, 4일 다시 국회를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따로 만난다. 지난달 30일 국회를 찾아 추미애·홍준표·이정미·이혜훈 등 여야 4당 대표를 만난 지 닷새 만이다.

당시 일정이 어긋나 안 대표를 예방하지 못했던 박 회장은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정책이 기업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을 우려해 서둘러 면담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들고가는 보고서는 근로시간 단축의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통상임금의 기준을 입법화하는 한편,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근로자가 실제 지급받는 임금 총액’ 기준으로 해 기업들의 혼란과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일각에선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이라면,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도 상여금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 최저임금에는 기본금과 일부 고정수당만 들어있고, 상여금과 숙식비 등은 제외돼있다. 그러다보니 기업들은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에 더 큰 부담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너무 한꺼번에 급진적으로 쏟아내다보니 기업들이 감당이 안된다”며 “기업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추가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총이 발표한 사회보험 비용 부담 전망치. 통상임금과 최저임금 인상분이 추가 반영되면 기업과 국민들의 비용 부담 증가율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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