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은 배심원, 침묵은 이야기…이색 실험연극 '눈길'

연극계 대표 극단 주목할 공연들
극단 신세계 '별들의 전쟁'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무대로
극단 무천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노벨상' 페터 한트케 작품 무대화
  • 등록 2021-08-05 오전 6:00:00

    수정 2021-08-05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관객이 배심원이 돼 작품 속 재판의 판결을 결정한다. 배우들은 대사 없이 침묵으로만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연극계 대표 극단들이 색다른 실험을 내세운 연극을 나란히 선보여 주목된다.

연극 ‘별들의 전쟁’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신세계)
매번 파격적인 주제의 연극을 선보여온 극단 신세계는 이번에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을 무대에 올린다.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신작 ‘별들의 전쟁’이다.

작품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학살 사건 피해자인 응우옌티쭝이 대한민국을 피고로 벌이는 재판을 그린다. 전작 ‘생활풍경’에서 관객을 토론회에 참여하는 시민으로 설정했던 극단 신세계는 ‘별들의 전쟁’에선 관객을 재판의 판결을 결정하는 배심원으로 설정했다. 극단 관계자는 “관객은 치열한 법정공방의 현장에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대한민국의 유·무죄를 직접 판단하게 된다”며 “공연을 완성하는 한 명의 창작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은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이슈다. 작품은 이 사건과 관련된 각기 다른 기억을 가진 증인을 재판에 출석시켜 베트남 전쟁이 낳은 상처와 여전히 존재하는 기억의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극단 신세계 단원들이 공동창작하고 극단 대표인 연출가 김수정이 연출한다. 배우 강주희, 고용선, 김보경, 남호성, 민현기, 박미르, 백혜경, 손종복, 이강호, 이재웅, 정우진, 홍은표가 출연한다.

연극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무천)
중견 연출가 김아라가 이끄는 극단 무천은 201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의 작품 ‘우리가 서로 알지 못했던 시간’을 무대에 올린다. 극단 창단 30주년 기념 첫 작품으로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T2 야외공연장에서 공연한다.

페터 한트케는 ‘관객모독’ ‘베를린 천사의 시’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가다. ‘우리가 서로 알지 못했던 시간’은 인간의 실존적 외로움과 불안을 ‘무심함에서 화합과 화해로 나아가는 시간’을 통해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침묵극이다. 김아라 연출이 1993년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개관공연으로 워크숍 형식으로 선보였던 작품으로 이번엔 야외무대 공연으로 재구성해 관객과 만난다.

침묵극인 만큼 작품 속에 등장하는 대사는 없다. 20~80대 배우 20여 명이 2시간 동안 320여 별의 옷을 갈아입고 걸으며 일상 속 수많은 인간군상, 삶의 풍경, 시대의 상처와 흔적을 연기한다. 현실의 대립과 소외, 불통과 고독을 침묵으로 빛과 영상, 음향이 하나로 어우러진 독특한 연출로 선보인다.

극단 관계자는 “김아라 연출은 수정과 보완을 통해 지난 시간의 성찰의 과제를 이끌어내고 동시에 인간 존재의 근원적 고독과 만남의 의미, 상처와 치유에 관한 메시지를 관객과 공유한다”고 말했다. 원로배우 권성덕, 정동환을 비롯해 정혜승, 정재진, 김선화, 곽수정, 무용가 박호빈, 비디오 아티스트 겸 무용가 박진영 등이 함께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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