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주총 사외이사 선임 제동걸릴까…표 대결 결과는

[연차보고서로 분석한 ‘거수기 사외이사’]
금융권 지배구조 투명성·견제기능 부실 화두
4대 금융지주 후보 25명 중 18명 연임후보
ISS·국민연금 등 사외이사 전문성 문제 제기
  • 등록 2023-03-23 오전 5:00:30

    수정 2023-03-23 오전 5:00:30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5대금융지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중 72%가 기존 사외이사여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금융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 이사회 독립성 확보 등을 주문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 연임을 관례화하며 기존 이사를 재추천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금융지주들의 사외이사 연임에 반대 권고 의견을 내며 ‘거수기 사외이사’에 제동을 걸고 있어 이번주 주총 표 대결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23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4일 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지주, 31일 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의 정기 주총이 열린다.

이번 주총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6일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은행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과 이사회 경영진 감시기능 작동 여부 등에 대해 면밀한 실태점검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사외이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당국이 금융권에 지배구조 정상화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올해 주요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원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 사외이사 후보를 공개하지 않은 농협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후보 25명 중 연임 후보가 18명으로 72%에 달한다. 신한금융은 기존 사외이사 8명 전원이 연임을 앞두고 있으며 KB금융은 6명 중 3명이 중임됐다. 하나금융은 8명 중 6명, 우리금융은 3명 중 1명이 각각 재선임됐다.

금융권의 지배구조 투명성과 견제 기능 부실이 화두에 오르면서 대대적인 사외이사 물갈이가 예상됐으나 이들의 책임경영 부담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사외이사 기피현상’이 생겼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사 사외이사 역할과 책임이 막중해지면서 후보자들이 고사를 한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연임 도구’로 전락했다며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최근 신한·하나·우리금융의 사외이사 연임 후보 선임에 대한 반대 권고 의견을 냈다. 국민연금도 신한금융 사외이사 연임 대상자들을 반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 지분 7.6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럼에도 각 금융지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금껏 주총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된 사례는 전무했다. 사외이사는 주총에서 과반수 이상 표를 획득하면 선임이 가능한데, 5대금융의 주총 안건별 찬성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사외이사 후보 28명에 대한 평균 찬성률은 83.2%를 기록했다.

반면 KB금융의 노조 추천 인사인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 인니금융 대표는 주총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노조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지만 모두 주총을 통과하지 못했다. 작년에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의 경우 찬성률은 5%가 채 되지 않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외이사의 전문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부에서만 추천한 인사들이 유지될 경우 거수기 문제는 앞으로도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경영진 감시와 견제 기능 목적의 일환으로 외부 유관기관에서 추천을 받은 인사 비중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는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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