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국인 고용기간은 연장, 비정규직 2년 족쇄는 방치

  • 등록 2023-07-07 오전 5:00:00

    수정 2023-07-07 오전 5:00:00

정부가 엊그제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고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고용허가제 개선안을 확정했다. 한 사업장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외국인 근로자는 기존엔 4년10개월이 지나면 일단 출국시켰다가 6개월 후 다시 고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9년 8개월까지 ‘계속 고용 기간’을 2배 늘리도록 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빈번한 이직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이들이 사업장을 변경할 때는 수도권, 충청권 등 특정 권역 내에서만 이동을 허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외국인 근로자는 꾸준히 늘어 올 들어 공식 체류 인원만 26만명이 넘는다. 3D업종을 중심으로 농축산, 물류업계의 구인난이 가중되면서 외국인 근로자 쿼터도 지난해 6만 9000명에서 11만명으로 확대됐다. 외국 노동인력의 수요는 늘고 있지만 잦은 이직, 수도권 쏠림 등의 폐해가 심해지면서 체계적인 인력관리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이번 대책으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들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은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국인 비정규직(기간제)과의 형평성이다. 2007년 도입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2년 이상 일한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고용을 강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규직 전환이 부담스러운 중소업체들은 오히려 2년만 고용하고 해고하는 실정이다. 단순 일자리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이번 대책으로 비정규직을 2년 이상 쓰기 어려운 업체들은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할 유인이 더 커진 셈이다.

국내 노동시장은 안정성과 임금이 높은 정규직시장과 상대적으로 낮은 비정규직, 즉 이중구조로 분리돼 있다. 이중 비정규직은 임금근로자의 3분의 1이 넘는 488만명에 달하지만 고용기간이 2년으로 묶여 있고 평균 월급도 188만원으로 정규직(348만원)의 54%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은 10년 가까이 일할 수 있도록 하면서 비정규직 고용을 2년으로 제한하는 건 일종의 역차별이다. 비정규직 보호라는 입법취지는 이미 무너진 만큼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더 늘리거나 기간제한을 아예 폐지하고,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보완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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