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결' 위기진단②]'모든 부부가 핑크빛?'...'리얼리티' 실종, '판타지'만

  • 등록 2008-09-05 오후 12:51:18

    수정 2008-09-05 오후 12:52:31

▲ MBC '일밤-우리 결혼했어요'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신혼집을 몰래 엿보는 재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방영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였다.

스타웨딩버라이어티를 표방한 ‘우결’은 가상으로 남녀연예인이 짝을 이뤄 신혼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출연 연예인들의 리얼한 역할극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로맨틱한 커플인 알렉스-신애, 철없는 신세대 커플 크라운제이-서인영, 귀여운 커플 앤디-솔비, 그리고 가부장적인 남편 탓에 싸움이 끊이지 않았던 커플 정형돈-사오리까지 네 쌍의 신혼부부들은 각각의 커플들이 지닌 성격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우결’에 리얼리티를 더해줬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결’은 타인이 만나 부부가 되면서 사랑하고 싸우고 다시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해가는 모습을 담으려던 초심을 잃어가고 있다.

잦은 다툼 끝에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정형돈-사오리는 가장 아까운 커플 중 하나다. 방송 초반 정형돈-사오리, 크라운제이-서인영은 ‘문제적 커플’로 눈길을 끌었지만 크라운제이와 서인영이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고 서서히 마음이 맞아가는 것과는 달리 정형돈과 사오리 커플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프로그램을 떠나게 됐다.

‘우결’은 이러한 ‘문제적 커플’들이 하차하거나 변화하면서 온통 ‘핑크빛 무드’만 가득해졌고 이는 리얼리티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았다. 큰 인기를 모았던 ‘우결’이 점점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우결’을 보며 좋아했던 것은 마치 현실처럼 느껴질 정도로 리얼한 가상부부들의 생활을 보며 공감할 수 있어서였다. 실제 부부들처럼 다양한 커플들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방영 초기 ‘우결’은 이런 커플, 저런 커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이 때로는 좋아하고, 때로는 화가 나는 등 여러 감정들을 커플들과 함께 느끼게 했다. 그러나 현재 ‘우결’은 그저 달콤한 이야기만 계속될 뿐이다. ‘리얼리티’는 없고 ‘판타지’만 남은 것이다.

실제 부부 네 쌍을 모으면 ‘우결’에서처럼 모두 한결같이 핑크빛일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의 ‘우결’은 지루할 만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자칫 출연자들이 억지로 사랑에 빠지려고 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또 각각의 커플들이 내세울 수 있는 개성이 사라졌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커플들의 애정이 깊어가는 과정만 연이어 보여줘 커플은 네 쌍이지만 이야기는 한 가지일 뿐이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우결’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우결’은 80%의 리얼리티와 20%의 설정으로 제작된다고 한다. ‘우결’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예능프로그램 ‘우결’이 다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는 제작진이 ‘조작’이 아닌 커플들에게 새로운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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