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넘는 서울 고가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귀한 몸'

이달 들어 낙찰가율 8년만에 90%넘어 94.8%기록
부동산시장 회복세에 경매 넘겨진 물건 급감 원인
투자·실수요 모두 저렴한 물건 찾아 경매로 몰려
  • 등록 2015-04-13 오전 5:30:00

    수정 2015-04-13 오전 8:26:30

△올해 들어 주택 매매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감정가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경매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난 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211호 경매 입찰 법정. 발 디딜 틈 없이 법정을 가득 메운 예비 응찰자 100여명의 시선이 단상 위 집행관에게 향했다. 집행관은 감정가 12억원에 달하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면적 84.97㎡짜리 아파트의 경매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한번 유찰돼 경매에 나왔지만 쉽게 낙찰을 예상할 수 없는 고가 물건인 탓에 기대보다는 호기심 어린 시선이 더 많았다. 하지만 집행관이 16명이란 응찰자 수를 발표하자 곳곳에서 “아”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 물건은 치열한 경쟁 끝에 감정가와 근접한 11억 5533만원을 써낸 최모씨에게 돌아갔다. 이어 유찰없이 신건으로 나온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114.97㎡짜리 아파트(감정가 14억 5000만원)까지 이모씨가 14억 8189만원에 낙찰받자 법정 안은 흥분된 목소리로 술렁였다.

서울 고가 아파트 낙찰가율 8년만에 90% 돌파

올해 들어 서울·수도권 청약제도 개편과 이른바 ‘부동산 3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법원 경매로 넘겨지는 아파트 물건 수는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은 물론 중대형 아파트 경매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좀 더 싼 값에 알짜 물건을 잡으려는 투자자는 물론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고소득층 실수요자까지 경매장으로 몰리면서 감정가 10억원 이상 서울 고가 아파트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12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경매 진행된 10억원 이상 서울 고가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4.8%로 전달(89.0%)보다 5.8%포인트나 상승했다. 불과 넉달 전인 지난해 12월(74.2%)과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급등한 수치다. 서울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90%를 넘은 것은 2007년 4월(91.0%) 이후 8년만이다. 입찰경쟁률을 나타내는 평균 응찰자 수도 올해 1월 물건당 4.2명에서 이달 7명으로 70%가까이 늘었다.

물건 품귀 현상으로 대형 아파트도 줄줄이 낙찰

한동안 경매시장에서 찬밥 신세였던 서울 고가 아파트가 인기몰이를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주택시장 회복세로 경매에 넘어오는 물건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1~3월) 서울 고가 아파트의 경매 진행 건수는 142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15건보다 34%나 감소했다. 경매 물건은 줄었지만 매매시장에서는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오르고 매물이 사라지자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30일 서울동부지법 경매에서는 재건축 호재가 있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기자촌 전용 151.67㎡짜리 아파트(1회 유찰 물건)에 25명이나 응찰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감정가(11억 6000만원)보다 비싼 11억 8100만원에 팔렸다. 또 다음날인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한번 유찰 뒤 선보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45.83㎡짜리 아파트는 17명이 입찰표를 써내 감정가(19억원)에 육박하는 18억 6880만원에 낙찰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주택 매매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어 경매로 넘겨지는 물건 수는 당분간 현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매시장에선 가격 상승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고가 아파트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고가 경매 물건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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