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로코 '오해영'①]로코퀸의 새로운 조건

  • 등록 2016-05-24 오전 6:59:00

    수정 2016-05-24 오전 10:19:38

tvN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인기몰이 중인 케이블채널 tvN 월화미니시리즈 ‘또 오해영’(연출 송현욱·극본 박해영)은 로맨틱 코미디다. 주인공 오해영 역을 맡은 서현진은 코믹한 상황과 현실적인 대사로 보통의 삶을 대변하며 새로운 ‘로코퀸’에 도전장을 냈다. 서현진은 기존 ‘로코퀸’들과 차별화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과거 로맨틱 코미디가 여주인공의 아름다운 미모와 사랑스러운 매력에 집중했다면 서현진을 비롯현 새로운 ‘로코퀸’ 후보들은 시대적인 변화를 캐릭터에 반영해 각광을 받고 있다. 달라진 ‘로코퀸’의 조건을 살펴봤다.

△로코퀸, 마음껏 망가져라

전지현, 송혜교, 김하늘. 한 시대를 풍미한 로코퀸이다. 연기력에 앞서 외모가 부각됐다. 이후 MBC ‘최고의 사랑’, ‘파스타’의 공효진, KBS2 ‘연애의 발견’, tvN ‘로맨스가 필요해2’의 정유미 등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고전적인 미인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개성을 지닌 배우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의 세련된 스타일과 캐릭터의 사랑스러움이 강조됐다.

요즘에는 코미디에 강한 배우가 로코퀸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MBC ‘그녀는 예뻤다’와 ‘킬미힐미’로 2연타 홈런을 날린 황정음이다.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등을 통해 축적된 코믹 연기가 극 초반 시청자를 잡아끌었다.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헝클어진 머리와 가득한 주근깨 등 파격적인 분장을 선보였다. ‘또 오해영’의 서현진도 온 몸을 내던지고 있다. 1화부터 극중 팔이 부러지고 코피를 흘렸다. 맛깔스러운 ‘먹방’과 만취 연기는 기본이다. 와이어에 9시간 동안 매달려 촬영한 다소 과격한 포옹신도 있었다. 코믹 연기부터 오열 신까지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도 도도한 이미지와 정반대되는 푼수 캐릭터와 만취 연기로 웃음을 안겼다. 이 같은 코믹함은 시청자와 캐릭터를 가깝게 만든다. 덕분에 시청자는 친근한 캐릭터에 빠르게 몰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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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퀸, 능동적인 여성상

예전 로맨틱 코미디에서 주인공은 연애로 바빴다. 직업은 백수가 아니기 위한 설정에 머물렀다. 요즘은 그렇지 않다. 사랑만큼 일도 중요하다. ‘킬미힐미’ 속 황정음은 정신과 의사였다. 자신의 일에 강한 책임감을 느꼈다. 실제로도 극중에서 그가 의사로 활약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오해영은 일에 애정도, 의욕도 없는 캐릭터다. 그 자체로 특별할 것 없는 30대 직장인이다. “일반 사람들이 먹는 것 말고 즐거운 일이 뭐 있냐”며 일에 대한 철학과 신념이 뚜렷한 상사 박수경(예지원 분)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조직 생활 내에서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를 통해 현실감을 부여한다.

요즘 ‘로코퀸’은 사랑에 적극적이다. 시청자에게 욕먹던 어장관리는 없다. 두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여자주인공은 지루하고 답답하다. 최근에는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에게 먼저 다가간다. ‘또 오해영’의 박도경(에릭 분)의 동생 박훈(허정민 분)과 윤안나(허영지 분) 커플처럼 사랑을 솔직히 표현하는 요즘 젊은이의 모습을 반영한다. 오해영은 박수경의 도발에 발끈해 때마침 귀가한 박도경에게 달려간다. 한껏 뛰어올라 그의 품에 안긴다. 한마디 고백보다 강한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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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퀸, 시청자의 공감을 받아라

현실은 무겁고 팍팍하다. 드라마는 판타지를 자극하며 대리만족을 제공한다. 로코퀸도 그 지점에 있다. 나아가 세밀히 관찰한 현실의 삶을 작품에 녹여낼 때 시청자의 지지를 받는다. ‘별에서 온 그대’가 로맨스의 판타지를 제대로 보여줬다면, ‘또 오해영’은 비현실적인 설정에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 스푼 넣었다.

오해영은 외모, 집안, 성적, 성격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동명이인 동급생에 밀려 마치 ‘3급’ 인생 취급을 받았다. 세월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는다. 회사에서 오해영은 대리,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은 팀장이다. 오해영은 회사에서 직급을 무시하고 반말을 썼단 이유로 이사에게 꾸중을 듣는다. 적당히 아양도 떨 줄 아는 ‘예쁜’ 오해영과 달리 ‘평범한’ 오해영은 처세술도 서툴다. 어느새 어른이 됐지만, 일도 사랑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시청자는 오해영에게서 ‘보통의 삶’ 사는 자신을 발견한다. ‘또 오해영’과 함께 30대 여성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은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이 거론되는 이유다.

오해영 역을 맡은 서현진은 “과거에는 드라마를 연극처럼 동떨어져서 ‘보는’ 관점이었다면 요즘은 ‘공감’하는 쪽으로 변했다”며 “여자들은 혼자 있을 때는 여성스럽지 않다. 시청자는 그런 오해영을 자신처럼 느끼는 것 같다.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한 꺼풀 벗기면 공감이 커지지 않을까 싶다”며 인기 비결을 스스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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