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한국GM 창원·현대차 중국, 강력 구조조정 필요”

김기찬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위원장
  • 등록 2019-01-28 오전 5:00:00

    수정 2019-01-28 오전 8:40:18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기찬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분과위원장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올해 자동차업계 화두는 한국GM 창원공장과 현대자동차(005380) 중국공장의 구조조정이다.”

자동차산업 전문가인 김기찬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위원장(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은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러스트 벨트(Rust Belt)’는 이미 시작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스트벨트란 쇠락한 산업단지를 이르는 말이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어려운 구조조정의 갈림길에 섰다. 김 위원장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혁명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며 자동차산업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한국GM 창원공장 가동률 절반 이하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로 시작한 한국 자동차산업의 러스트 벨트화를 막기 위해서 한국GM은 창원과 부평 공장의 유지 매력도를 제네럴모터스(GM) 본사에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창원공장 가동률의 가동률은 이미 50% 이하까지 떨어졌다”며 “공장 가동률이 낮다는 것은 이미 죽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GM 본사의 폐쇄결정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GM 창원공장 가동률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주요 차종인 스파크가 관건인데 경차 판매 감소추세에 내수 판매량은 줄고 있다. 유럽 오펠에 ‘칼’과 복스홀에 ‘비바’로 수출하는 물량도 올해 상반기 이후면 중단된다.

김 위원장은 “창원공장에서 글로벌 본사로부터 배정받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생산하지만, 본격적인 생산 시기는 2~3년 후”라며 “스파크 수출도 중단되는 절차에 앞으로 뭘 먹고 살지 고민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다마스와 라보도 정부의 유예정책으로 생산을 연장했지만, 환경과 안전 문제로 제품의 지속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단종 예정이었던 다마스와 라보는 정부가 법을 바꿔서 억지로 생산 규모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생산 늘려간다고 하는데 추가 수요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지난해 1조원 규모 적자를 보는 등 이처럼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 한국GM에 추가 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라며 “재무를 관리하는 사람이 최고경영자(CEO)로 오면 결국 투자 대신 지출을 최소한으로 막아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기찬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분과위원장
현대차 중국공장 구조조정 선택할 시기

김 위원장은 러스트벨트 이슈는 한국GM에 이어 현대기아차로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작년 실적발표를 한 현대차는 최악의 영업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0.9% 늘었지만,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조4222억으로 47% 감소했다.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연간 기준으로 최저치다.

국내 대표 자동차업체인 현대차의 위기는 곧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다. 이에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현대차 중국공장의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35% 이상 물량이 감소하고, 납품가가 20% 하락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베이징에 있는 2개 공장은 가동을 중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중국에서 현대차 실패는 제품과 시장관리의 실패를 넘어 사람관리의 실패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역선택을 당한 것”이라며 “중국 공장은 MK(정몽구 회장)의 유산물인데 ES(정의선 수석부회장)시대에 공장 없앨 것인지, 친환경차 공장 등으로 업그레이드 할 것인지 선택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2013년부터 4년 연속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고, 진출 16년 만에 누적 판매 100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여파와 중국 토종업체들의 선전에 발목이 잡혀 최근 2년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공장은 250만대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작년에 120만대 생산에 그쳐 가동률은 48%에 머물렀다. 이에 현대차의 중국 내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중국공장 인력 재배치에 나섰다. 베이징에 있는 1~3공장 소속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창저우(4공장), 충칭(5공장)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 또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소형차량 등을 동남아 등 타국으로 수출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공장 구조조정과 함께 신시장 개척도 필수라고 조언했다. 특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아세안 공략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가치는 그 나라의 성장률인데 전 세계에서 자동차 산업 성장률 가장 빠른 데가 아세안 시장”이라며 “2000년대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신흥 시장을 개척해 성공했듯이 성장판인 아세안 시장에 이제 본격적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기찬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분과위원장
사람 중심 혁신으로 기업 경쟁력 갖춰야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 시대를 맞아 한국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적은 ‘중국’으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자동차 산업에서 과거 우리의 경쟁자는 일본 업체들이었지만, 이제 중국하고의 역학관계로 바뀔 것”이라며 “중국은 자동차 3000만대 생산 시설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 내에서 수요 해결이 안 되면 이제 한국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작년에 폐쇄된 한국GM의 군산공장을 활용하고자 하는 업체 중 상당수가 중국 자동차 기업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GM이 힘들어진 이유도 생산성, 수익성, 시장성 문제로 중국 상하이GM에 생산물량을 내줘서”라며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중국의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국내 시장을 침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한국 자동차 산업의 돌파구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임금은 반값이지만, 회사와 직원이 함께 혁신성장해서 성과를 내면 성과급이 많아질 수 있는 실험모델”이라며 “지금처럼 연공서열로 임금이 올라가는 구조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존립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산업 전망은 올해도 암울하지만, 경기가 나빠질수록 기업은 본격적인 경쟁력 싸움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미래 희망을 담아내는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4차산업 혁명은 자동차 산업을 통해서 일어난다”며 “형편이 좋을 때나 가능했던 노조중심 논쟁을 벗어나 전략과 미래를 논하는 천하를 보는 수준으로 옮겨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국민소득 3만불 시대는 이미 고비용 경제로 차별화에 실패하면 성공할 수 없다”며 “3만불 시대 혁신 성장 모델은 사람 중심 혁신으로, 사람이 비용이 되던 시대를 넘어 사람이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도록 기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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