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박혜수 "조현철→스태프 모두가 애틋, 서로를 사랑했다"[인터뷰]②

"초기부터 참여, 작품에 서서히 녹아드는 과정 지켜봐"
"세월호 소재, 조현철 감독의 조심스러움이 느껴져"
"신비주의 느낌이던 조현철, 세상 보는 시각 넓더라"
  • 등록 2023-10-27 오전 10:17:12

    수정 2023-10-27 오전 10:17:12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너와 나’는 PD님과 조현철 감독님, 그리고 저까지. 세 명이 기획을 시작해 한 분 한 분 씩 모여 완성한 작품이에요. 배우부터 스태프들까지 한 명 한 명이 서서히 작품에 녹아들며 사랑하는 과정을 지켜봤죠. 그렇게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게 됐고요.”

배우 박혜수가 영화 ‘너와 나’를 향한 남다른 애정과 책임감을 전했다.

박혜수는 최근 ‘너와 나’의 개봉을 기념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너와 나’는 ‘D.P.’,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으로 주목받은 배우 조현철이 연출한 첫 장편 영화다.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 속에 담은 채 꿈결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 분)와 하은(김시은 분)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다.

박혜수는 하은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고민을 겪는 여고생 ‘세미’ 역을 맡아 풋풋하고 애틋한 시절의 감성과 순수한 사랑을 표현했다.

박혜수가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는 건 전작 영화 ‘삼진 그룹 영어토익반’(2020)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박혜수에 앞서 ‘너와 나’의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던 조현철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린 서로를 너무나 사랑했다”고 밝히며 작품과 동료들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주연배우로서 박혜수가 ‘너와 나’에 대해 갖는 애정 역시 남달랐다. 박혜수는 “개인적인 이유를 생각하면 그동안은 상업영화를 찍으면 배우로서 프리 프로덕션 단계의 막바지에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시스템을 많이 겪었다. 반면 ‘너와 나’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 명이 모인 상태로 한 분 한 분 씩 모이는 과정에서 이분들이 서서히 작품에 녹아드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러다보니 나 역시 자연스레 작품,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게 커질 수밖에 없더라”며 “워낙 촬영 전부터 자주 만나왔기에 이분들의 개인적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많았다. 영화 자체가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인지 개인적인 상처와 아픔을 나누기 어려웠을 텐데도 공유해주셨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친밀감 형성이 많이 됐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렇게 서로에게 사랑을 다 느꼈던 것 같다. 현장에서 감정적으로 슬픈 장면을 찍으면 카메라 뒤에 계신 스태프들가지 훌쩍거리셨다. 특히 세미가 극 중 ‘체념’이란 곡을 부르는 신은 촬영감독님이 우셔서 카메라가 흔들리기도 했다. 그 정도로 다들 이 작품에 애정이 컸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배우로서의 내적 성장도 겪었다고. 박혜수는 “모든 작품에 배울 점이 있지만, 그 전까진 저도 경험이 부족했다. 예전에는 내게 주어진 역할을 소화하는 데 급급했다. 맡은 역할만 잘해도 내 몫을 한 것 같았다”면서도, “이 작품을 통해 시야가 조금 더 넓어졌다. 세미를 잘 표현하는 것을 넘어 스태프들 한 분 한 분이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책임감도 더 생겼다”고 회상했다. 배우는 촬영이 끝나면 사실상의 제 역할을 다한 셈이지만, 이후의 편집 및 후시작업에도 관심을 가지며 많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개봉 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들에 초청돼 관객들을 만난 것도 첫 경험이었다. 이 영화의 시작부터 극장 개봉해 관객과 언론을 만나는 지금의 모든 순간까지 자신은 한 번도 ‘너와 나’를 떠난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너와 나’는 조현철 감독이 개인적인 사고로 ‘죽음’이란 키워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기획한 첫 장편영화다. 세미와 하은의 사랑과 우정을 통해 개인과 주변 사람들의 죽음, 나아가 죽음과 관련한 사회적 비극까지 아우른다. 죽음을 향한 두려움을 톺아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그 끝에 사랑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작품이다. 삶과 죽음,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미와 하은의 일상을 통해 세월호란 사회적 비극과 희생자들을 향한 애도를 녹였다.

박혜수는 ‘너와 나’의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당시에 대해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것들이 많이 들어있는 대본이란 생각을 했다. 내가 이 대본을 100% 이해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었다. 여러 번 대본을 읽었고, 그 때마다 새롭게 발견되는 부분들이 생겼다”며 “감정의 레이어가 섬세히 쌓여있는 글이라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던 건 세월호 참사란 사회적 사건을 두 여자아이의 이야기로 그려낸 방식이 인상깊었기 때문”이라며 “되게 섬세면서, 이 작품을 보는 어느 누구도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조심스러움이 느껴지는 대본이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으로서 소재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부담이 아주 없진 않았다”면서도 “감독님이 많은 고민을 하시고 쓴 글이니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글의 취지가 잘 전달될 수 있게 ‘세미’를 표현해내고 싶었다. 내가 어떻게 연기해야 감독님의 마음을 잘 담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답했다.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온전히 이해하고 마음 속에 품고 있되, 연기로 세미를 표현할 때만큼은 비극보단 수학여행 전날의 아름다운 하루를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박혜수는 “그러기 위해 세미란 인물을 최대한 생동감있게, 지금 이 순간도 이 곳을 걸어다닐 것 같이 표현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박혜수는 전작 ‘삼진 그룹 영어토익반’에서 동료 배우로 조현철과 호흡한 바 있다. ‘너와 나’에선 배우 대 연출로 재회했다. 박혜수는 감독으로서 조현철은 어땠냐 묻자 “전작에서 뵀을 때는 워낙 말씀이 없으셔서 신비주의의 느낌이었다. 감독님의 캐릭터를 도무지 파악할 수 없었다”고 첫인상을 떠올렸다. 이어 “‘너와 나’를 통해 오랫동안 감독님을 지켜보면서 왜 이런 글을 쓰셨는지,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 덕분에 감독님의 철학과 담겨진 사상 등을 많이 알게됐다”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저와 달리 굉장히 넓은 분임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조현철의 디렉팅 스타일에 대해선 “디렉팅할 때도 별 말이 없으시다. 배우들에게 많이 맡겨주시는 편”이라며 “감독님께서 제가 만들고 해석하는 ‘세미’를 많이 믿어주셨기에 확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 특히 현장에서 꼭 디렉팅이 필요한 부분은 배우이시니 본인이 직접 연기를 하며 시범을 보여주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스로가 배우이셔서 배우의 언어로 이해가 쉽게 말씀 주셨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너와 나’는 지난 25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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