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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백년가게, '소상공인 백년대계'로 키워야

  • 등록 2021-09-29 오전 6:00:00

    수정 2021-09-29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소상공인에 ‘백년가게’는 꿈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인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7월 열린 ‘백년가게 길을 찾다’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튼실한 백년가게 한 곳이 상권을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정부의 백년가게 사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2018년부터 시행 중인 백년가게는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하며 지역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명문·장수 소상공인 점포다. 서울 ‘태극당’, 대전 ‘성심당’, 원주 ‘진미양념통닭’, 군산 ‘이성당’, 부산 ‘내호냉면’, 통영 ‘거구장갈비’ 등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점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정부의 백년가게 관리·감독 실태는 허술하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백년가게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백년가게 10곳 중 1곳은 식품위생법 위반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징금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점포도 드러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백년가게가 이름처럼 ‘100년’을 이어갈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최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장수 소상공인의 현황 및 발전방향 연구’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 317만 8995개 업체 중 업력 30년 이상은 11만 302개로 전체 3.5%에 불과했다.

업력 50년 이상은 2504개로 0.1%에 머물렀다. 백년가게 485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25.5%는 ‘가업 승계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고 8.1%는 ‘고민 중’이라고 했다. 백년가게 3곳 중 1곳이 승계를 망설이고 있는 셈이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소상공인이 새롭게 떠안은 빚 규모만 66조원에 달한다. 하루 1000개에 달하는 소상공인 점포가 폐업을 결정한다. 허울 좋은 백년가게 육성책보다 우리 곁의 가게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소상공인 백년대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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