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이재명의 민주당, 정책의 이념적 접근 탈피해야"[만났습니다]①

선대위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장 인터뷰
차세대 반도체·양자 컴퓨터·융합 바이오 '3대 과제'
"한눈 팔면 추격당해…선도 유지하려면 매일 혁신"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는 尹과 차별화할 것"
  • 등록 2021-12-29 오전 6:00:00

    수정 2021-12-29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혁신 대전환 위원회 위원장은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정책의 이념적 접근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방의 장수`로 여의도 정치권의 비주류였던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당내에서 보다 폭넓은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대전환 시대`에 걸맞게 유연하고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인 셈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혁신 대전환 위원회 위원장(사진=이영훈 기자)
박 위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강점도 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전문위원 자격으로 지난 9월 출국한 박 위원장은 IBM 왓슨 연구소를 비롯해 정보기술(IT) 관련 시설을 방문하고 오바마 정부 당시 에너지 장관을 만나는 등 미국의 디지털 혁신 상황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그 내용을 `백문일견`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에 꼼꼼히 기록한 그는 지난 17일 민주당 선대위 요청에 따라 대전환 위원장을 맡으며 조기 귀국했다.

박 위원장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선도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해야 한다.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추격당한다”며 “우리가 무엇을 더 채워야 하는지 그 노하우를 미국에서 배우고자 했다”고 전했다.

100여일 간의 체류 기간 보고 배운 것을 토대로 `12가지 어젠다`를 정리했다. 그 중에서도 △차세대 반도체 △양자 컴퓨터 △융합 바이오 등을 디지털 대전환의 `3대 혁신 과제`로 꼽은 그는 “문재인 정부 3대 혁신 과제(시스템 반도체·미래차·바이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대전환 위원회의 목표는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는 상대 후보와 차별화하는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지난 27일 자가격리 해제로 본격적인 대외 활동에 나선 박 위원장은 28일 시장 상인들과 `지역사회와 소상공인 중심의 디지털 전환 지원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29일에는 디지털 강국을 이끌 벤처기업 대표들을 만나고 30일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업종별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와 만나 업계 현안을 청취한다.

대전환 위원회는 내년 1월 초쯤 공식 출범 예정이다. 박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자가격리 기간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진행했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귀국한 소감은.

△정치권에 17년간 있었는데 (처음으로) 105일 동안 떨어져 있었다. 귀국하고 아직 여의도에 못 가봤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은 낯설다.

-중책을 맡았는데 각오는.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상징적 의미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실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차별화 하는 게 중요하다. 상대 후보는 `가난한 사람은 자유를 모른다`고 하는 등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앱으로 구직하는 때가 온다’고도 했다. `디지털에 대한 기초 단계부터 이해가 없구나`라고 느꼈다.

-디지털 대전환 위원회가 주목하는 정책은.

△현재 어젠다를 12개로 정리한 상태다. 그 중에서 3대 과제를 꼽으라면 차세대 반도체, 양자 컴퓨터, 융합 바이오다. 문재인 정부의 3대 과제였던 시스템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디지털 대전환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미국과 일본은 이미 디지털 대전환 3대 과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투자 속도나 깊이 측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의 5년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 지금까지는 `추격 국가`로 다른 나라를 모방하면 됐기 때문에 비교적 쉬웠다. 그러나 디지털 `선도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신우일신, 매일 혁신해야 한다. 잠시라도 한눈 팔면 바로 추격당한다. 미국으로 간 것도 앞서가는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정부 조직 개편도 필요해 보인다.

△이명박 정부 때 폐지된 과학기술부총리직을 이 후보가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다만 부총리직을 만든다고 글로벌 선진국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시대는 각 분야를 어떻게 `융합`하느냐가 중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낼 때 ‘작은 것을 연결하는 강한 힘’을 강조했는데, 이것에 기초한 정부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치타로봇’ 개발자 김상배 MIT 교수와 만났다. 한국에서는 이 후보가 사족보행 로봇을 과격하게 넘어뜨려 논란이 됐다.

△인간이기 때문에 사람이 하는 행동에 대해 감정을 실어서 보게 된다. 그게 때때로 인간 사회의 따뜻함을 유지하는 좋은 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공학도들은 로봇 기술의 핵심인 ‘균형’을 되찾는 모습에 초점을 두고 이해한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유능함, 실행력, 추진력, 빠른 판단력이 강점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그때그때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수시로 일어난다. 또 과거와 다르게 디지털 시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국가를 이끌어 나가기가 힘들다. 그런 점에서 이 후보의 강점은 시대가 요구하는 흐름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이 후보와 연락을 했다고 들었다.

△문자 메시지로 틈틈이 의견을 교환했다. 기본소득, 재난지원금,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제 입장을 말씀드렸다. 기본소득은 디지털 시대에 일종의 사회 안전망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모든 것을 세금으로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국가가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수단과 도구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재난지원금 문제는 지난해 한 차례 전 국민에 지원됐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더 절절히 필요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광범위하게 쓰이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SMR은 글로벌 선도국과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드렸다.

-이 후보 스스로 ‘변방의 아웃사이더’라고 한다.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조언한다면.

△저도 비주류다. (웃음)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선 정책의 이념적 접근을 탈피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장점은 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있다. 지금은 분절됐던 것들이 하나씩 연결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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