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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이 대내외 악재로 약세를 보이며 거래량이 주춤하자 각 증권사들은 서학개미 쟁탈전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그간 유료로 제공하던 미국 주식 실시간 시세 확인은 이제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매매 편의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무료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국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유료화를 고수하고 있는 곳은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 정도다. 메리츠증권은 해외주식 최초 거래신청 고객은 반년, 직전 6개월 내 미국주식 1주 이상 체결 고객은 1개월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나 완전 무료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계좌개설 시 3개월, 1건 이상 거래 시 익월 무료로 지원한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지난 5월 미국 나스닥 상장 종목에 대해 매도·매수호가를 각각 10개씩 보여주는 20호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은 미국 정규장 거래시간(서머타임 기준)인 밤 10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로 이용료는 무료다. 삼성증권도 미국주식 주간거래시 매수·매도 각 5호가씩 총 10호가 제시하는 서비스를 지난 4월 말부터 제공하고 있다. 상위권 증권사들이 미국주식 호가·잔량 정보 제공에 시동을 걸면서 다른 경쟁사들도 도입을 준비하거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주식 전담 인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 11명에서 올해 22명으로 2배 늘어났고, 삼성증권은 기존 11명에서 1명 충원해 12명이 됐다. 키움증권도 글로벌 리서치팀 인력을 6명에서 8명으로 확충했다. 특히 기존에는 해외주식 전담 리서치 인력을 따로 뒀다면 최근에는 국내외 기업에 구분을 두지 않고 업종별로 배치하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전담 인력 6명, 국내와 해외 기업을 아우르는 7명을 포함해 총 13명의 연구원들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264건의 해외기업 보고서를 발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 관련 투자수요가 높아지며 검증되지 않은 투자정보가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어 증권사들이 직접 투자정보를 선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니즈에 맞춘 서비스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