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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첫거래일, 3대지수 모처럼 반등
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66% 상승한 2만9490.89에 마감하면서 2만9000선을 회복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59% 오른 3678.43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다시 3600선 위로 올라왔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27% 오른 1만815.44를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거래일 당시 모두 연중 최저까지 폭락했는데, 이번달 첫거래일 들어 일제히 반등한 것이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탔다. 영국 정부가 감세안 일부를 전격 철회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훈풍이 돌았기 때문이다.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소득세 최고세율 45% 폐지 계획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고, 파운드화 가치는 급등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1.1334달러까지 뛰었다(파운드화 강세·달러화 약세). 최근 한때 1.03달러대까지 빠지며 역대 최저로 폭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 뛰었다. 이에 영국 국채(길트채) 금리도 하락했다(길트채 가격 상승).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11.47까지 떨어졌다. 최근 한때 114대에서 움직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영국발 훈풍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강세 재료로 작용한 것이다.
유럽의 주요국 증시도 덩달아 상승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9%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55%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 가능성에 5% 이상 폭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5.21% 오른 배럴당 83.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5월 11일 이후 거의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89.82달러까지 올랐다. 4%를 훌쩍 웃도는 상승률이다.
유가가 뛴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OPEC+ 산유국들이 오는 5일 회의에서 하루 100만배럴 이상의 감산을 검토할 것”이라며 “50만배럴 혹은 150만배럴 감산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유 수요가 줄어드는 와중에 OPEC+가 가격을 떠받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경제 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2.0으로 나타났다. 전월(51.5) 대비 소폭 올랐다. 그러나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하는 지난달 제조업 PMI는 50.9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월가에서는 이날 상승을 기점으로 재차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아직은 ‘반짝 상승’이라는 관측에 더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영국이 인플레이션 충격에 허덕이는 와중에 일부 감세안 철회만으로 파운드화가 추세적으로 가치를 회복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 않아서다. 자산운용사 블루베이의 닐 메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영국 정부가 정책 방향을 바꾸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날 발표한 소득세 감세안 철회는 전체 감세안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3대 지수는 현재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져 있지만, 바닥에 도달했다고 보는 시각은 드물다.
이날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월가에서 화제였다. CS가 자본 조달을 위해 투자자들을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재무 건전성 우려가 불거졌고, 장중 11% 이상 폭락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같은 신용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공포까지 나왔다. 그러나 곧바로 가격을 회복해 2.30%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