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여비서 "사랑해요" 문자에…김재련 변호사가 남긴 글

정 변호사, 블라인드에 올라온 피해자 관련 글 올려
  • 등록 2022-10-20 오전 5:50:34

    수정 2022-10-20 오전 5:50:34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성추행 피해자인 비서 A씨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고 있는 가운데 A씨의 변호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가 입장을 밝혔다.

2020년 7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됐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장 분향소. (사진=방인권 기자)
김 변호사는 20일 페이스북에 “흉흉한 댓글에도 사실은 사실의 자리에 있을 것이고, 나는 내게 주어진 소임을 다할 뿐”이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김 변호사는 해당 논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으나, 박 전 시장의 성비위 의혹에 대한 입장엔 변함이 없다는 의미로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박 전 시장 유족 측 법률 대리를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포렌식으로 복구된 박 전 시장과 A씨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정 변호사가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 포렌식 복구 내역을 보면 A씨는 ‘사랑해요. 꿈에서 만나요. 꿈에서는 돼요. 꿈에서는 마음대로 ㅋㅋㅋ 고고 굿 밤. 꺄 시장님 ㅎㅎㅎ 잘 지내세요’라고 박 전 시장에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박 전 시장은 ‘그러나저러나 빨리 시집가야지 ㅋㅋ 내가 아빠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A씨는 ‘ㅎㅎㅎ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했다.

(사진=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갈무리)
이와 관련해 정 변호사는 “상사에게 선을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직원은 아무리 충실해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며 “박 전 시장은 시민단체 활동만 오래 했기 때문에, 이 사건 전까지 상사에게 선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부하직원을 겪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박 전 시장의 치명적인 실수였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해당 메시지 공개를 두고 ‘2차 가해’ 논란이 일자 다음날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려 “(텔레그램 대화는) 김 변호사가 먼저 공개한 것”이라며 “나는 고소인이 국가인권위에 제출했다는 자료를 받아서 그대로 공개했을 뿐이다. 만약 내가 그 자료를 편집했다면 고소인이 원래부터 갖고 있는 자료이니 편집되지 않은 전체 내용을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어제 공개된 대화내용은 고소인 측이 2020년 7월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화 내용의 앞뒤 맥락을 생략한 채 박 전 시장이 고소인에게 ‘꿈에서는 마음대로ㅋㅋㅋ’라는 음란메시지를 보냈다고 발표했던 바로 그 주장의 증거자료다”며 “나는 그 내용의 전후 맥락을 알 수 있는 대화내용 전문을 공개한 것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왼쪽부터) 피해자 A씨가 쓴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 손병관 기자가 쓴 ‘비극의 탄생’.
박 전 시장 성희롱 사건을 다룬 ‘비극의 탄생’의 저자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 역시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정 변호사가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는 사실이다”며 “행정소송 증거 자료로 법정에 제출했으니 판사도 그 존재를 알고 있다. 그러니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박 시장은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을 하대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며 “박 시장이 ‘내가 아빠 같다’는 말을 했고, 여비서도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화답(한 점을 볼 때) 박 시장은 여비서의 ‘사랑해요’를 이 수준에서 받아들였다고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가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은 피해자가 인권위에 제출한 포렌식 자료로, 재판에서 박 전 시장 유족에도 제공됐다.

박 전 시장 유족은 인권위가 지난해 1월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론내자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지난해 4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지난해 9월 7일부터 심리에 들어간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1년 1개월 동안의 재판 일정을 마무리, 당초 이날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다음 달 15일 4주 연기했다. 소송을 대리하던 정 변호사는 지난 1월 유족 뜻에 따라 사임했다.

(사진=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갈무리)
한편 정 변호사는 지난 19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여비서 A씨가 언급된 내용을 캡쳐해서 올리며 “2020년 7월 시장실 전 여비서가 박원순 시장을 고소한 사건이 터진 직후, 서울시청 직원들의 익명게시판에 올라왔다가 곧 지워진 게시글”이라고 밝혔다.

블라인드는 회사 메일 등으로 해당 회사에 다니는 것을 인증해야만 가입이 가능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다.

당시 서울시장실은 여비서가 2명씩 근무했고, A씨는 주임으로 근무했다.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네티즌은 “가난한 집안에서 힘들게 공무원 되셔서 들어오셨잖아요. 누구 못지않게 빠르게 승진하시고 남들에게 그 분 위세 등에 업고 자랑하시고 하셨지 않느냐”며 “이제 와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시니 옆에서 본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저를 죽을 만큼 괴롭히셨으면서 그 분 앞에 서는 자리는 주임님이 하셨다. 이제 와서 그분이 오랫동안 괴롭히셨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너무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에 A씨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해당 글에 댓글을 남기며 “서버에 아이디 변경 이력 중 ***가 있는 사람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클리앙도 압수수색하는데 혐의가 분명하면 블라인드 압수수색 못할 이유가 있나. 세상 무서운 줄 알고 손가락 놀리세요. 당신 같은 사람 찾아내서 법적 책임 물게 하기로 작정했다”고 날을 세웠다.

손 기자는 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비극의 탄생’에 언급된 내용을 남겼다.

손 기자는 “서울시청 별정직 공무원 R은 2019년 10월 중순 피해자와 술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전국체전 폐막과 장애인체전 개막 사이였던 것 같은데, 피해자가 전에 일하던 시장실 직원 소개해준다고 해서 셋이서 소주 한 잔 먹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내가 먼저 ‘네가 시장실 나와서 분위기가 좀 그렇다’고 하니까 피해자는 ‘안 그래도 박 시장이 나에게 잘 지내냐고 하더라. 그래도 나만 한 비서가 없는데 요즘 비서들이 뭔가 부족한가 봐요?’라고 하더라”며 “‘시장실 떠났지만 옛날 보스가 여전히 자기에게 잘해준다는 뜻인가?’라고 하자 피해자는 ‘자랑하려고 한 말’(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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