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오르는 '조정 공포'…"테마보다 '바텀-업', 차익 실현도 고려"

박스권 갇힌 코스피, 테마주 난립 속 조정장 진입 가능성
매크로 환경 악화에 고금리까지…주도주 실종
리스크 줄이는 전략 필요, 포트폴리오 재구성 고민해야
  • 등록 2023-08-25 오전 6:10:00

    수정 2023-08-25 오전 6:1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상승장을 이끌 주도주가 장기간 부재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국증시에 ‘조정 공포’도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발 경기침체와 고금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상승 추세가 꺾이고 급등 테마주만 난립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만큼 리스크를 줄이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4일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는 13.94로 지난달 5일 전저점인 12.37을 기록한 후 등락을 반복하며 추세 우상향 중이다. 코스피 지수 2500선이 무너졌던 지난 18일 16.03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피 200 변동성 지수는 코스피 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일반적으로 ‘공포지수’로 불린다. 지수가 오른다는 것은 증시의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날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호재에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코스피 지수가 반등하긴 했으나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우세하다. 중국 증시가 급락하며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 중인데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기술주의 성장도 발목이 잡혔다. 정책적 모멘텀도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바가 없어 하반기 한국 증시의 추세 상승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 증시를 주도한 2차전지 관련주 역시 추진력을 잃은 모습이다. 대장주인 에코프로(086520)는 지난달 26일 장중 최고가 153만9000원을 찍고 내려온 후 한 달 가까이 횡보하며 130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재상승을 위해 촉매제가 필요한 상황인데 당분간 특별한 재료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코스피 지수가 2500선 박스권에 갇힌 사이 초전도체와 맥신, 양자컴퓨터 등 급등 테마주 중심 장세가 이어지는 것은 전형적인 조정장 진입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도주 힘이 약해지면서 갈 곳을 잃은 수급이 단기차익만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지수의 상단이 막혀 있는 가운데 주도주 힘이 약해지면서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수가 정체된 구간에서 소형주 거래가 늘면서 테마주만 찾는 분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리스크가 큰 테마주를 따라가기보다는 ‘바텀-업’(Bottom-up) 관점에서 투자에 접근할 것으로 제언하고 있다. 밸류에이션이 낮게 평가된 종목이라면 조정장에서도 하단 지지력이 강하고 반등 가능성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 흐름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인 만큼 기존 주도주의 차익 실현도 고민해볼 타이밍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도주가 공백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저평가 종목 혹은 대형주 중심으로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며 “당장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다음 장세에서 수익을 낼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시간이 넉넉한 만큼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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