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4봉지가 8800원?”…가격도 맛도 매운 이 녀석 [먹어보고서]

하림, ‘장인라면 더미식 맵싸한맛’ 맛보니
8000 스코빌 육박…가격도 4봉지 8800원
‘프리미엄 인스턴트’ 고집하는 하림의 속내는
  • 등록 2024-04-07 오전 9:12:43

    수정 2024-04-07 오전 9:12:43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하림 장인라면 신제품 맵싸한맛. (사진= 한전진 기자)
가격을 10원만 올려도 정부 눈치를 보는 고물가 시대. 비싼 가격을 받아도 욕먹지 않는 라면이 있다. 바로 하림(136480)의 더미식(The미식) 장인라면이다. 한 봉지 가격이 2200원, 4개입 기준 8800원이다. 농심(004370) 신라면 가격이 950원인 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비싸다. 이유는 애초에 프리미엄으로 콘셉트를 잡아서다.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고 자연식재료만 사용했다는 것이 하림 측이 내세우는 장점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아토피를 앓는 막내딸을 위해 장인라면을 만들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일화의 진실(?) 여부는 차치하고 장인라면이 세 번째 신제품을 내놨다. 기존 ‘얼큰한맛’, ‘담백한맛’에 이은 ‘맵싸한맛’이다. 업계의 최근 매운 라면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다. 스코빌 지수(매운맛 측정 수치)가 8000SHU에 이른다. 앞서 농심과 삼양식품(003230)이 각각 매운라면으로 출시한 ‘신라면 더 레드’가 7500SHU, ‘맵탱’이 6000SHU 정도다.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 청양고추, 베트남고추를 최적의 비율로 조합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게 매운맛과 향을 구현했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장인라면 건더기와 스프의 모습. (사진= 한전진 기자)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편의점을 돌아 맵싸한맛을 구매해 봤다. 가격은 기존 제품들과 같은 2200원. 지난달 22일 갓 출시한 탓인지 제품을 파는 곳은 아직 많지 않았다.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겨우 제품을 구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건더기 스프다. ‘페페론치노’라고 불리는 통고추가 2개 정도 들어있다. 이 고추에선 정말 혀를 찌르는 듯한 매운맛이 났다. 이외의 구성은 건당근, 건미역 정도로 이뤄져 있다. 스프는 이전 장인라면 제품들과 같은 꾸덕한 액상 소스를 사용했다.

물 500㎖, 4분 30초를 끓여 맛을 봤다. 의외였다. 처음으로 장인라면을 먹고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기존 제품들을 야식으로 몇 번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는 달랐다. 아무래도 건면에서 유탕면으로 바꾼 영향이 큰 듯했다. 국물이 면에 잘 배이니 고소함과 매콤함이 잘 어우러졌다. 국물도 나쁘지 않았다. 톡 쏘는 것이 아닌 은은하게 매워지는 것이 강점이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편인데 생각만큼 맵지는 않았다. 오히려 신라면 더레드가 더 맵다고 느꼈다.

‘페페론치노’라고 불리는 통고추가 건더기로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전반적으로 건미역이 우러난 국물 맛이다. 깔끔하게 맵다. 개인마다 취향을 탈 것 같았다. 물론 기존 소비자의 ‘최애’ 라면을 바꿔낼 수 있을 만큼 절대적인 맛인지에는 물음표였다. 이전 제품들에 비해 맛있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22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이다. 사실 ‘라면은 웬만하면 맛있다’가 소비자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라면은 맛과 가격을 적정선으로 맞추는 것이 중요한 상품이다.

그럼에도 하림이 프리미엄 라면을 밀고 있는 것은 전략적인 이유가 있다. 현재 라면 시장은 농심, 오뚜기(007310), 삼양, 팔도 등이 장악한지 오래다. 이들이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하림이 이들 사이에서 50원~100원 가격 경쟁을 하면서 빈틈을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다. 차라리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파고들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하림의 노림수다.

현재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꾸준히 2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초반 인지도만 확보하면 소수의 고정 소비자를 만들어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인스턴트와 프리미엄은 분명 대치되는 요소다. 다만 이를 원하는 소비자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프리미엄 라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농심도 앞서 ‘신라면 블랙’ 등 제품을 출시 했던 바 있다. 처음부터 가격을 높게 시작한 것도 장점이다. 이 덕분에 원재료 가격 인상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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