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프랜차이즈 CEO로 변신한 개그맨 이승환(VOD)

'벌집삼겹살'로 연매출 100억 달성
  • 등록 2007-05-04 오전 9:40:00

    수정 2007-05-16 오후 4:52:30

[이데일리 주순구기자] 갈갈이 패밀리로 웃음을 주던 개그맨 이승환이 삼겹살 프랜차이즈 CEO로 나섰다. 지난해 '벌집삼겹살'(www.bulzip.co.kr)을 인수해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펼친 이씨는 1년 만에 전국 70여 개 매장 오픈,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며 사업가로서 능력을 펼치고 있다.

처음 그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눈길은 그리 곱지 않았다. 유명세를 이용해 가맹점을 모집한 뒤 관리는 나몰라 하는 여느 연예인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다를 바 없다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사업 초기에는 개그맨 이승환이 하는 브랜드라는 홍보를 일절 하지 않았다. 가맹점 성공으로 전문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사람들에게는 잘나가는 개그맨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22살때 14평짜리 바(Bar) 운영을 시작으로 이제까지 호프, 레스토랑, 200평 규모 점포 등 운영해보지 않은 것이 없는 ‘장사 전문가’다. 밑바닥에서부터 혼자 점포를 운영해왔기 때문에 초보 창업자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장사를 하면서 제가 가진 매뉴얼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의 어려운 기분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프랜차이즈 창업은 초보 점주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분들이 제대로 장사할 수 있도록 노하우와 매뉴얼을 제공하는 게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시작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과포화 상태라는 외식업, 그 중에서도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삼겹살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삼겹살 판을 뒤집어놓고 싶었습니다. 정통 삼겹살 하나로 트렌드를 바꾸겠다는 것이 목표죠.”

벌집삼겹살은 삼겹살에 대한 기존 관념을 깨는 데서부터 출발했다. 슬라이스 형태가 아닌 스테이크형 통삼겹살을 초벌구이해 내고, 쌈 대신 자체 개발한 양파초무침 소스에 찍어먹도록 세팅했다. 육즙을 살리고 부드러운 맛을 내기 위해 벌집무늬로 칼집을 냈다.

숙성, 양념삼겹살 등이 인기였지만 정통 삼겹살을 고집했다. 고기 본래 맛과 성질을 변화시키는 메뉴는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벌집삼겹살은 매실, 채소, 과일로 24~48시간동안 잡내를 없애는 숙성과정만 거쳐 제공한다. 실제로 현재 벌집삼겹살 매장 매출의 60%가 기본메뉴인 벌집삼겹살에서 발생한다. 20%는 등갈비, 소시지, 얼얼이 삼겹살이, 나머지 20%는 식사와 주류 매출이다.

 

3000원대 저가와 8000원 이상 고가로 양분돼 있는 삼겹살 시장에 1인분(200g) 5500원이라는 중가 정책을 들고 온 것도 그의 생각이다. 직접 물류로 원재료비를 낮춰 고가 메뉴의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불필요한 반찬 등을 줄여 인건비 절감에 성공, 가격 경쟁력과 적정 마진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생계형 창업자가 많다는 특성을 고려해 비용절감에도 신경을 썼다. 주방에서 초벌구이를 마치고 내면 굽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가 대폭 줄어든다. 이 때문에 고가의 덕트(연기흡입시설)를 설치하지 않아도 돼 인테리어비를 줄일 수 있다. 또 한 번 구워 제공하기 때문에 테이블에서 굽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회전율도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현재 벌집삼겹살 가맹점은 수도권 20개, 대전 15개를 비롯해 청주, 울산 등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다. 다양한 상권에서 가맹점 영업이 호조를 보이니 벌써부터 메뉴, 인테리어가 비슷한 미투브랜드도 나타나고 있다.

“‘벌집’이라는 브랜드명은 상표등록이 돼있어 제제가 가능하지만, 미투브랜드는 규제 관련 법규가 없어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는 가맹점 관리와 대규모 마케팅, 인터넷 홍보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한창 절정일 때 연예계를 떠난 그지만 아쉬움은 없다. 복귀 계획도 없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벤처기업인 이승환’으로 기억해주길 바랄 뿐이다.

“두 달 전 사명을 이룸F&C에서 주식회사 벌집으로 바꿨습니다. 대표이사던 제 직함도 CEO로 바꿨죠. 대표 주주가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 자리잡고 싶습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람 맞아?…가까이 보니
  • 상큼한 'V 라인'
  • "폐 끼쳐 죄송"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