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발표 후 10일…경기도선 매수 문의 줄고 상승세 주춤

집주인은 상승 기대에 호가 높이고
매수자는 ‘냉랭’…싼 매물만 팔려
지위양도 못해 재건축 매물은 씨 말라
첫 조정지역 된 구리·광교 ‘주춤’
  • 등록 2018-09-06 오전 4:30:00

    수정 2018-09-06 오후 2:55:46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집주인들이 오히려 규제 발표 후에 ‘가격이 더 올라가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호가를 높이고 있어요. 매수자들은 원래 기존 가격이면 사겠다는 생각인데 호가가 자꾸 뛰니 ‘좀 지켜보겠다’는 반응이고요. 당장은 거래가 잘 안 될 것 같네요.”(경기도 하남시 M공인 관계자)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가 최근 집값 상승폭이 컸던 경기도 주요 지역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뒤 10일간의 시장 움직임은 ‘매수 문의 감소, 매도 호가 상승’으로 요약된다. 정부의 규제가 강화된데다 짧은 기간에 가격이 많이 오른 탓에 매수 희망자들은 하나둘 떨어져 나가고 있지만 집주인들의 가격 상승 기대감은 오히려 더 커진 것이다.

매수 문의가 줄면서 당장 최근 거래량은 급감했다. 기존 거래가격 수준이나 그 이하로 내놓은 물건만 간신히 팔리고 있다는 게 현장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집주인 호가 띄우기 여전..매수자는 냉랭

8월 한 달간 집값이 2% 넘게 뛴 광명시에서는 하안동 주공8단지 전용 58.01㎡가 지난달 28일 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규제 발표 전만 해도 3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단지다. 규제 직후 8000만원이 떨어진 셈이다. 다만 이는 정상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특이사례로 보인다. 집주인들은 규제 전 거래가격인 3억6000만원 이상을 부르고 있는 상황이다.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는 호가가 2500만~3000만원 뛰었다.

광명시 철산동 S공인 관계자는 “매도인들은 호가를 높이고 있는데 매수자들이 관망에 들어가면서 거래가 안 되고 있다”며 “철산동은 재건축이 많은데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에 걸려 중개 가능한 매물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광명시와 함께 투기과열지구에 지정된 하남시 역시 거래가 줄고 최근 가격 오름세도 주춤하고 있다. 하남시 덕풍동 서해아파트 전용 59.04㎡는 규제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8일에 2억5000만원에 팔렸다. 저층 물건임을 감안할 때 7~8월 거래가격(2억5600만~2억5700만원)과 비슷한 선에 거래된 것으로 판단된다.

풍산동에서는 규제 발표 후 분양권 거래가 3건 이뤄졌다. 하남힐즈파크푸르지오 전용 59.84㎡가 4억원 안팎에 2건 거래됐고, 하남미사신안인스빌 전용 84.33㎡는 5억5440만원에 팔렸다. 하남힐즈파크푸르지오는 규제 전 거래금액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신안인스빌의 경우 이전보다 3000만~5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M공인 관계자는 “그전까지는 투자자들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공격적이었다면 지금은 실제 입주해야 하는 사람 위주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투기과열지구 지정됐다고 집주인들이 물건을 던지는 게 아니라 그냥 호가를 올리거나 물건을 거둬들이는 상황이어서 매수자와 매도자가 희망하는 가격의 갭(차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구리·안양 동안구·광교, 가격 상승세 제동

그동안 규제에서 자유로웠던 경기도 구리시와 안양시 동안구, 광교택지개발지구는 이번에 처음으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대출·청약·세금 등의 규제를 받게 됐다. 그 여파로 최근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규제 이후 구리시 교문동에서 성사된 아파트 매매 내역을 보면 지난달 28일 교문동금호어울림 전용 84.77㎡가 3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비슷한 층수 물건이 앞서 7~8월에 4억1000만~4억2000만원에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1000만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교문동 한가람아파트 전용 62.01㎡는 지난달 30일 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규제 직전 거래가격 대비 1500만원 빠졌다.

안양시 동안구도 규제 이후 가격 오름세가 힘을 잃었다. 지난 5월 3억원을 찍었던 호계동 호계삼익아파트 전용 71.7㎡는 지난달 29일 2억8950만원에 팔렸다. 호계동 무궁화한양아파트 전용 84.9㎡는 5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층수를 감안하면 규제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동안구 호계동 S공인 관계자는 “학습효과 때문인지 규제 전후 시장의 변화가 크지는 않다”면서도 “매수인들은 기존 거래가격에 물건만 있으면 사겠다는 반응인데 집주인들은 ‘안판다’고 물건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광교택지개발지구에서도 규제 후 호가 상승과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기는 마찬가지다. 집주인들은 가격 상승 기대감에 물건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마구잡이로 올리는 분위기지만 매기는 붙지 않고 있다.

영통구 이의동 W공인 관계자는 “호가 상승 단위가 1000만~2000만원이 아니라 5000만~1억원씩 높여 부르는 식”이라며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수 분위기는 확 죽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 경기도 규제지역 중개업소들은 최근 집값 상승 추세가 연말쯤 가면 누그러들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부동산 비수기로 넘어가고 서울에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옛 가락시영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가격 안정 도미노 현상이 경기도 일대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원 광교지구 한 공인중개사는 “이 동네도 30평형대 전세가격이 5억~6억원 정도인데 서울 강남권 전세가격이 떨어지면 그쪽으로 이사 가고 싶다는 이들이 많다”며 “연말부터 내년까지 서울과 수도권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전셋값을 시작으로 매매값도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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