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10년은 특별하다⑤]50년 음악외길, 패티김...또 다른 꿈을 가슴에 품다

  • 등록 2008-04-10 오전 11:53:03

    수정 2008-04-10 오전 11:55:27

▲ 패티 김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 패티김(70). 무대를 압도하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스타로서의 자존심은 세월이 지나도 바램이 없다. 고희의 나이에도 스타는 아름다워야 한다며 절식을 생활화하고 있는 그녀다. 무엇보다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자부심은 그를 영원한 현역가수로 존재케 했다.

지난 3월24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가수 패티 김의 음악인생 50주년을 기념하는, 가요사에 길이 남을 행사가 열렸다.

연보라 재킷에 화사한 패턴의 스카프... 패티김은 외모에서부터 활기가 넘쳤다. 어느 누가 그녀를 일흔의 나이로 볼 것인가.

주인공은 그렇게 생기 가득한 모습으로 자신의 가수 인생 50주년을 축하하는 무대에 섰다. 그리고 노래로 자신의 반세기 음악인생을 자축했다.

수많은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울려퍼진 노래는 바로 '마이 웨이'. 무려 반세기 동안 음악이라는 한길만을 꾸준히 걸어온 패티김은 그렇게 노래로 자신의 지난 인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1958년 미8군 무대에서 시작된 패티김의 노래 인생이 가요계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날 회견장으로 쓰인 조선호텔에서였다. 패티김은 59년 조선호텔의 사교클럽 전속가수로 활동하며 가요계에 공식 데뷔했다.

1958년 가요계에 데뷔한 패티김은 '9월의 사랑'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초우' '연인의 길' '서울의 찬가' '가시나무새' 등 수많은 노래를 히트시키며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가수로 활약해왔다.

패티김과 같은 해에 데뷔한 이미지가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등을 히트시키며 한국의 전통적 감성을 노래해왔다면 패티김은 도회적 감성을 대표해온 한국 가요사의 대스타로 통한다.

한국인 최초 '리사이틀' 공연 가수, 일본정부의 공식 초청을 받아 NHK 방송국에서 공연한 최초의 한국 가수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한국 대중가수로는 최초로 세종문화회관과 미국 카네기홀 무대에도 섰다. 패티김은 이렇듯 반세기동안 늘 개척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가을 노래가 유난히 많은 데다 매년 가을이면 자신의 단독 콘서트를 열어 '가을의 연인'으로 불리기도 했던 그녀다. 그런 그녀가 데뷔 50주년을 맞아 햇살 가득한 봄, 4월 팬들 곁을 찾는다. 바로 50주년 기념 음반과 공연을 통해서다.

4월30일부터 5월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질 50주년 기념 콘서트 '꿈의 여정 50년, 칸타빌레' 대공연을 비롯해 올 한해동안 전국에서 무려 50회 이상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후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세계를 돌며 공연은 내년까지 계속된다.

몇해전 패티김은 "40주년 기념공연도 무사히 치뤄냈으니 이제 50주년을 향해 달려가야죠"라며 꿈을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패티김은 그 거대한 꿈의 실현을 목전에 둔 지금 주저없이 또 다른 꿈을 이야기했다. 바로 평양에서의 단독공연이 그것.

패티김은 "부모님의 고향이기도 한 북녁에서 83년 이산가족 상봉의 주제가였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를 비롯해 김정일(66)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인 '이별'도 선보이고 싶다"고 소망했다.

패티김은 도도하다. 하지만 인간 패티김은 다르다. 어머니처럼 부드럽고 한없이 따뜻하다. 얼굴 가득 환한 미소로 가슴 속 부푼 꿈을 이야기할 때면 마치 10대 소녀의 낮빛을 보이기도 한다.

여자로서의 인생도 한차례 굴곡을 겪었다. 패티김은 작곡가 고 길옥윤씨와 이혼 후 76년 이탈리아인 아르만도 게디니와 재혼해 둘째 딸 카밀라를 낳았다. 이혼에 이른 재혼, 아버지가 다른 두 딸을 키운 경험으로 패티김은 여성단체연합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며 호주제 폐지를 위해 앞장서기도 했다.

하지만 가수로서의 인생에선 빈틈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완벽하고 도도하며 또 강렬한 카리스마로 일관된다.

패티김은 자기 관리가 철저한 가수로 유명하다. 고희의 나이에도 철저한 체력 관리로 젊은이들 못지 않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매일 4~5km씩 걷기 운동을 하고, 틈이 날 때마다 수영과 요가로 체력을 관리한다. 평생 '배부르게 먹어보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절식도 생활화하고 있다.

패티김은 체력관리 못지 않게 목소리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왔다. 공연 전에는 탄산음료를 비롯, 맵거나 짠 음식은 되도록 삼가며 목소리 관리를 위해 평상시 말을 아끼는 생활 또한 50년째 이어오고 있다.
▲ 패티 김

패티김은 최근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 김혜자는 패티김을 위해 70~80% 희생하며 살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 그리고 노래로 점철된 삶. 강산이 다섯번이나 피고 지고, 또 새 옷을 갈아 입는 동안 늘 한결같이 최정상의 자리에서 대중과 함께 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50주년을 맞은 소감을 묻자 패티김은 "너무나 사랑했기에~"라는 노래로 대답을 대신했다.

패티김은 50주년을 맞은 자신을 '저무는 해'에 비유하기도 했다.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며 절정의 화려함과 신비감을 자랑하는, 일몰 직전의 태양. 자신의 열정을 모두 소진하고 주위를 잔잔하게 물들이며 절정의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저무는 해처럼 그녀의 노래인생 50년도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자존심 하나로 지켜온 노래인생이다. 무대에 설 수 있는 한 패티 김의 꿈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말한다. 비록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무대에 설 수 없는 목소리가 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은퇴하겠노라고 말이다.

패티김의 말처럼 크고 붉게 빛나는 황혼의 해는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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