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플라스틱 안쓰는 날’…고야망연합(HAC)의 생산규제 외침 통할까[플라스틱 넷제로]

2023년 전지구 최대 화두로 떠오른 플라스틱 오염 종식
7월 3일, 제 14회 국제 플라스틱 안쓰는 날
하루만 플라스틱 안쓰면 1200t 폐기물 줄어
한국정부 'CE9 프로젝트' 추진…순환경제에 팔 걷어
  • 등록 2023-07-02 오전 9:00:00

    수정 2023-07-02 오후 7:39:51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내일(3일)은 ‘국제 플라스틱 안 쓰는 날’이다. 2008년 스페인 국제환경단체 제안으로 전 세계 80여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국제 캠페인으로, 올해가 14번째다. 하루만 전 국민이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면 1282t의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이 줄어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플라스틱을 안 쓰는 날이 올 것인가. 전 세계가 2023년 환경분야 최대 화두로 이 문제를 두고 씨름 중이다.

지난해 3월 전 세계 190여개국이 제2의 파리협약이 될 기념비적 서명안에 동의하면서, 전 세계가 이 문제를 두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2024년 말까지 UN 회원국들은 국제법적 구속력 있는 플라스틱 협정을 체결하기로 하고, 해양 환경을 포함해 플라스틱 오염이 없는 미래를 그렸다.

그러나 구속력 있는 문서를 만들기 위해 열릴 5차례의 ‘정부 간 협상 위원회(INC)’의 두 번째 회의에서 그 세부 방법론을 두고는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조금 거칠게 표현해 플라스틱을 못 쓰게 하는데까지 나아갈 것인가, 순환성에 중점을 둘 것인가를 두고 맞붙은 모양새다.

UNEP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산은 1950년 200만t에서 2017년 3억 4800만t으로 급증해 5226억 달러 규모의 세계적인 산업이 됐다. 2040년에는 생산 능력이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플라스틱 생산과 오염은 기후 변화, 자연 손실 및 오염이라는 삼중 위기로 인해 여러가지 대재앙을 부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플라스틱에 대한 노출은 인간의 건강을 해치며 잠재적으로 생식력, 호르몬, 대사 및 신경 활동에 영향을 미치며, 플라스틱의 공개 연소는 대기를 오염시킨다. 800종 이상의 해양과 해안 종들이 섭취, 얽힘, 그리고 다른 위험들을 통해 이 오염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매년 약 11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가는데, 이는 2040년까지 세 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UNEP는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2040년까지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을 80% 이상 줄일 수 있고, 버진(석유계) 플라스틱 생산을 55%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를 통해 2040년까지 정부 예산 70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고, 온실 가스 배출을 25%까지 줄이고 주로 지구 남쪽을 중심으로 70만 개의 추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UNEP는 지난 5월 ‘2차 INC’에 앞서 재사용, 재활용, 플라스틱 포장을 대체 재료로 사용하는 세 가지 방안을 통해 플라스틱 오염의 양을 80% 줄일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순환성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주장과 달리 ‘고야망 연합(HAC·High Ambition Coalition to End Plastic Pollution)’에 속한 57명의 각국 장관은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금지를 비롯해 특정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제한을 담은 보다 강력한 조약을 요구하고 있다. 고야망 연합은 노르웨이와 르완다가 공동 의장을 맡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합류해있다.

이들은 INC 두번째 회의에 앞서 성명을 통해 “플라스틱 폴리머(중합체)의 생산과 소비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제한하고 줄이기 위한 조약의 구속력 있는 조항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High Ambition Coalition
그린피스 역시 플라스틱 재활용률과 재생 플라스틱의 독성을 규명한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면서, 재활용이 더 큰 독성을 만들어낸다는 주장의 보고서를 지난달 내놨다. 그린피스는 “태생적으로 플라스틱은 순환경제와 맞지 않다”면서 9%에 불과한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고려할 때 재활용보다 생산을 제한하는 데 집중할 것을 주장했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 오염 종식 목표 연도, 국제적 공동 목표 수립(가장 강력), 국가별 자발적 목표 수립, 만장일치 방식 등을 놓고도 국가 간 이견이 나타났다.

여기에 한국 정부는 순환경제 전환, 국가별 자발적 목표 설정을 지지했다. 여기에 화학적 재활용 등 일부 국가에서 우려를 나타내는 방안을 의견으로 제시해 논란도 나온다. 이번 INC-2에 참석한 사단법인 오션의 이유나 국제협력팀장은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위한 지구적 목표 설정보다 국가별 자발적 목표 설정을 지지하고 생분해 플라스틱과 화학적 재활용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안했다”며 “화학적 재활용은 높은 온도의 열을 위한 에너지와 많은 양의 화학물질 사용으로 인해 새 플라스틱을 만들때보다 환경적 부담이 클 수도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라 가짜 해결책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 정부의 입장이 일관되지 않은 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오션은 UNEP 인증을 받은 비정부기관(NGO)로 1, 2차 INC에 의견서 및 입장문을 제출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INC에 직접 참석한 시민사회단체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말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 제정을 비롯해 순환성을 강조하는 정책 전환에 본격 나서고 있다. 정부는 올해를 순환경제 원년으로 표명하면서 지난달 석유화학·철강·배터리 등 9개 산업에서 9대 순환경제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CE9 프로젝트’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9대 산업분야는△석유화학 △철강 △비철금속 △배터리 △전자 △섬유 △자동차 △기계 △시멘트 등이다. 9개 프로젝트는 △열분해유 생산 확대 △고급 원료화 전환(이상 석유화학) △철스크랩 활용 극대화 △희소금속 재자원화(이상 철강·비철금속) △재사용·재활용 기반구축 △재생원료 생산·사용 촉진(이상 배터리) △에코디자인 도입·시행(전자·섬유) △재제조 제품 수출 활성화(자동차·기계) △대체 연·원료 확보(시멘트) 등이다.

나아가 폐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순환자원 인정범위를 확대하고 2030년 페트(PET) 제품의 재생원료 사용비율을 30%로 끌어올리는 등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중 분리배출 지침 개선을 통해 쉬운 분리배출을 꾀하는 한편 고품질 폐플라스틱 확보, 전기차 폐배터리 확보를 위한 인프라·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모든 참가국들의 합의로 내년 말 제5차 회의는 한국 개최가 결정됐다. 5차 INC에서 회원국들은 어떤 합의에 이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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