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巨野 부활, 피를 토할 일"

사퇴 압박은 거부... 조기숙 교수 입당
  • 등록 2004-04-11 오후 12:17:58

    수정 2004-04-11 오후 12:17:58

[오마이뉴스 제공] "빨간불이 켜졌다" 열린우리당이 국민들에게 SOS 사인을 보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11일 오전 9시 긴급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갖고 "거야가 되살아나는 것은 역사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갖도록 국민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TK와 PK 지역을 중심으로 무섭게 치고올라오는 한나라당 상승세에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이다. 아울러 총선일이 4일 앞으로 닥쳤는데도 한나라당의 `거여견제론`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자 위기 상황을 대내외에 털어놓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분석할 수 있다. 정 의장은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오기 직전 과반수를 넘어 170∼180석 운운하던 기대는 환상이었고 거품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현재의 판세 분석에 의하면 110석(열린우리당) 대 110석(한나라당) 정도로 총선이 끝날 것 같다고 전망하면서 절박감을 호소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 좀더 엄정하게 현 상황을 직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 의장은 "한순간 개인의 말실수와 의회쿠데타를 감행한 역사적 죄과의 차이를 구별해 달라"며 "본질적인 문제와 지엽적인 문제의 차이를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차떼기 세력"과 "지역주의 세력"이 부활하고 있다며 "정말 피를 토할 일"이라고 격분하기도 했다.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마지막 남은 나흘간의 선거를 제 책임 아래 치르겠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PK, TK 지역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건의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그는 선대위원장직 사퇴를 심각히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정 의장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하려고 했고, 실제로 즉각적인 당 의장직 사퇴를 고민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를 목전에 두고 당이 와해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고, 책임을 포기하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결국 유지하기로 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진정성을 신뢰하지 않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 의장은 "나의 책임 부분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고, 진정한 책임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말했다"고 답했다. 한편 정 의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열린우리당 공직자후보 자격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 입당을 선언했다. 조 교수는 박영선·양기대씨와 함께 선대위 공동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조 교수는 입당 배경에 대해 "한가하게 상아탑에 머물고 있는 것은 역사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선거기간이 몇 일 남지 않았지만 한 몸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거야가 되살아나는 것은 역사를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오늘 벼랑 끝에 선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오기 직전, 과반수를 넘어 170∼180석 운운하던 기대는 환상이었고 거품이었습니다. 현재 원내 1당을 두고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다가 110석 정도밖에 얻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탄핵 이전의 시점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거야가 부활하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를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또 다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위기상황입니다. 불안합니다. 이번 선거의 본질은 부패세력과 탄핵세력에 대한 심판인데 본질이 흐려졌습니다. 저의 말 표현 실수로 본질이 희석되고 흐려졌습니다. 참으로 송구스럽고 통탄스럽습니다. 한탄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무슨 책임이라도 질 수 있다면 지고 싶습니다. 그러나 엄정하게 봐 주십시오. 한순간의 개인의 말실수와 의회쿠데타를 감행한 역사적 죄과의 차이를 구별해 주십시오. 본질적인 문제와 지엽적인 문제의 차이를 생각해 주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떼기 세력과 지역주의 세력이 부활하고 있는 건 정말 피를 토할 일입니다. 절박합니다. 위기를 호소합니다. 무패정치, 탄핵 세력이 다시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되면 이 나라가 정말 어려워집니다. 당장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할 것이고, 개헌책동을 할 것이며, 정경유착이 되살아나고, 대선자금 수사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저는 이번 선거의 본질을 되살리기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던지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 왔습니다. 저의 책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하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즉각적인 당 의장직 사퇴를 고민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선거를 목전에 두고 당이 와해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쳐진다면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책임지는 행동이 아니라 책임을 포기하는 행동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흔들림 없이 이 선거를 치러내는 것이 제가 진정으로 마음을 비우고 책임을 다 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열린우리당의 당 의장이며 선대위원장입니다. 마지막 남은 나흘간의 선거도 제 책임아래 치르겠습니다. 우리당의 지상과제이자 국민의 숙원인 부패정치 청산과 지역주의 구도 타파, 국정안정과 국회개혁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사력을 다 하겠습니다. 당연히 승패를 떠나 이번 선거결과에 무한책임을 질 것입니다. 저는 오늘 돈 선거와 지역주의의 부활에 맞서 전면전을 선포하고자 합니다. 지역주의의 망령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특정지역에 차떼기 해서 남은 돈을 동원비로 집중 살포하고 있습니다. 돈 선거로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선관위와 검찰에 촉구합니다. 더욱 강력한 감시, 감독으로 돈 선거를 차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눈물로 간절히 호소합니다.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저희에게 힘을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을 믿습니다.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습니다. 다시 한번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마지막 남은 나흘동안 이제 행동으로 나서 주십시오. 당장 오늘부터 전화해 주십시오. 이메일을 보내주십시오. 몸으로 뛰어 주십시오. 대통령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과반수 의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하려는 장관은 해임당하고 개혁법안은 하나도 통과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은 일 한번 못해보고 임기를 끝내게 되어 있습니다. 미래로 가는 것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음모와 당시의 충격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이 호소의 진심이 그대로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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