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을路 물들다…대전·세종 3색 가을길

- 장태산자연휴양림
10~16m 하늘길 스카이웨이
죽 뻗은 메타세쿼이아숲 장관
- 대청호 호반낭만길
총 220㎞ 중 가장 가을다운 4구간
- 베어트리파크
1000여종 40만여점 꽃·나무정원
  • 등록 2016-11-04 오전 5:30:00

    수정 2016-11-04 오전 5:30:00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타워에서 내려다본 휴양림 속 ‘스카이웨이’ 전경. 등산로를 따라 걷는 알록달록한 사람들이 한 장의 채색화로 다가온다. 높이 27m로 7층 아파트 높이인 스카이타워는 출렁거리는 느낌 때문인지 스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낯익다. 강렬하고 화려한 단풍잎, 은은하게 변색해가는 울창한 숲, 노란빛 품은 나뭇잎이 만든 푹신한 낙엽길. 가을빛이다. 늦가을 가을바람에 몸을 맡긴 낙엽으로 나날이 아늑해지고 있을 무렵, 대전을 찾았다. 대전은 이미 가을로 물들었다. 차분하게 빛깔을 바꿔가며 여전히 매혹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아마 이번 주말을 지나면 울긋불긋한 가을의 본색도 바래질 거다. 호숫가도 가을이 무르익었다. 울긋불긋한 빛깔을 다 걷어치운다면, 호반 사이로 어렴풋이 흔들리는 빛무리, 갈대가 드러난다. 슬쩍 건드리는 바람 한점에 하염없이 은빛물결을 일렁이는 모습이 한없이 가녀린 여인의 마음 같다.

◇낙엽 떨구는 침엽수 죽죽 뻗은 ‘장태산자연휴양림’

단풍 못지않은 가을 빛깔로 더욱 이색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나무가 메타세쿼이아다. 충북 청주의 청남대, 전남 단양, 서울의 월드컵공원 산책로 등이 유명하다. 그래도 메타세쿼이아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려면 대전의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찾아야 한다. 시원시원하게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각선미를 자랑하듯 도열해 있다. 정확한 위치는 대전 서구 장안동 259번지. 해발 306.3m의 장태산 기슭에 조성했다.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웨이’. 메타세쿼이아숲 사이로 만든 하늘길이다. 높이 10~16m, 폭 1.8m의 나무와 나무를 연결해 만들었다.


특이한 것은 한국 최초의 민간 자연휴양림이란 것이다. 대체로 국·공립인 자연휴양림과는 달리 일반인이 조성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임창봉 선생이 20여년에 걸쳐 조성했다. 2002년부터 대전시에서 운영하고 있다. 휴양림 입구에는 임창봉 선생의 흉상이 있다. 그의 유산에 감사를 표해야 한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 휴양림이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숲은 가을이면 단풍보다 더한 색감을 자랑한다. 숲속의 집 부근이 유난히 돋보이는데 수령에 따라 키 재기하듯 열을 지어 서 있는 자태가 장관이다. 성곽을 지키는 호위병처럼 도열한 모습이 꽤나 든든하다. 가을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면 추색이 완연한 가을풍경을 만날 수 있다.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웨이’. 메타세쿼이아숲 사이로 만든 하늘길이다. 높이 10~16m, 폭 1.8m의 나무와 나무를 연결해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놓치면 반드시 후회할 게 두 가지 있다. 숲속어드벤처와 스카이웨이다. 관리사무소 옆에 있는 숲속어드벤처길의 나무데크를 따라 걸으면 스카이타워까지 갈 수 있다. 숲속어드벤처길은 잘 단장한 나무길인데 땅보다는 약간 높아 ‘중층의 숲’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보다 높이 조성한 길이 스카이웨이다.

스카이웨이는 메타세쿼이아숲 사이로 만들어 높은 하늘길이다. 높이 10~16m, 폭 1.8m의 나무와 나무를 연결해 만들었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며 평소에 손이 닿지 않아 만져볼 수도 없는 메타세쿼이아 잎새를 탐닉할 수 있다. 또 길 아래서 가을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도 흐뭇하게 내려다볼 수 있다.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웨이’. 메타세쿼이아숲 사이로 만든 하늘길이다. 높이 10~16m, 폭 1.8m의 나무와 나무를 연결해 만들었다.


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걷다 보면 어느새 스카이타워에 도착한다. 높이 27m로 7층 아파트 높이인 스카이타워는 출렁거리는 느낌 때문인지 스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타워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등산로를 따라 걷는 알록달록한 사람들이 한 장의 채색화로 다가온다. 즐길거리를 하나 더 덧붙이면 ‘등산’이다. 등산로는 숲속의 집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이어진다. 능선을 휘휘 돌아가면 어느새 전망대로 향하는 나무계단을 오를 수 있다. 전망대인 장태루에서 보면 장태산자연휴양림 숲 아래 산촌이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 장안저수지의 모습이 아련하게 눈 속으로 들어온다.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웨이’. 메타세쿼이아숲 사이로 만든 하늘길이다. 높이 10~16m, 폭 1.8m의 나무와 나무를 연결해 만들었다.


◇가을의 수채화 ‘대청호 호반낭만길’

가을이 그린 수채화는 대청호에서 정점을 맞는다. 대전 대덕구와 동구, 청주와 보은, 옥천에 걸쳐 있는 넓은 호수가 대청호. 호반을 따라 이어진 ‘대청호오백리길’은 한국을 대표하는 녹색생태관광로드다. 총 길이가 220㎞에 달한다.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유물유적지가 넘쳐나는 이곳에 총 21구간의 걷기 좋은 길이 있다.

21구간 중 가장 가을다운 길로 꼽히는 4구간 ‘호반낭만길’을 찾았다. 가을 대청호의 진수는 새벽에 나서야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조언을 김세만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장에게 들은 터. 김 지사장은 새벽내음을 맡으며 둘레길을 걷는 ‘새벽힐링투어’를 추천했지만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를 피해 늦은 오후에나 찾을 수 있었다. 시작점은 대전 동구 마산동삼거리의 ‘할먼네집’이다. 여기서 추종 방면으로 500여m를 걸어가다가 샛길로 들어서면 호반 풍경이 펼쳐진다. 소박한 호반 풍경을 눈에 담았다가 다시 도로길로 접어들어 마산동정류장 삼거리 맞은편을 향하면 호수변으로 길이 이어진다.

대전 대덕구와 동구, 청주와 보은, 옥천에 걸쳐 있는 대청호오백리길 중 4구간 ‘호반낭만길’. 호반을 따라 이어진 총 길이 220㎞의 대청호오백리길에는 21구간의 걷기 좋은 길이 있는데 호반낭만길은 그중 가장 가을다운 길로 꼽힌다.


웃자랐던 수풀이 가을볕에 노곤한 듯이 주저앉은 푹신푹신한 길을 따라가면 어느새 이마에는 땀이 맺힌다. 이때쯤이면 4구간의 핵심인 무성한 갈대밭을 만난다. 키 큰 갈대들이 한들거리며 군무를 추고 그 사이로 난 길은 S자로 굽어 있다. 이 주변에서 2005년에 방영한 드라마 ‘슬픈연가’를 촬영했단다. 극중 준영과 혜인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시점에 배경으로 등장해 유명해졌다. 여기서는 앞서 가는 사람도 그냥 한 장의 풍경이 된다.

갈대밭을 나와 길을 건너면 ‘가래울마을’이다. 여기서 대청호자연생태공원을 지나 주산동 연꽃마을로 향하는 나무테크로 길은 이어진다. 주산동에는 조선 중기 때 문신인 송기수 선생의 사당과 묘지가 있고, 연꽃마을에는 ‘대전의 대표 화가’로 불리는 송영호 화백의 화실이 있다. 거친 듯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이는 농가는 화가의 집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현관 옆의 자전거도 무심하게 내다 놓은 진열장도 멋스럽게 보인다. 길을 재촉해 비룡동에 들어서면 신선봉으로 이어진다. 신선봉은 예사롭지 않은 모양새다. 신선바위 한쪽 면에는 ‘佛’(불) 자가 크게 새겨져 있다. 여기에는 백제의 한 왕자가 태어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신선봉을 내려와 신상동에 이르면 오리골이다. 약 5시간을 소요한 10㎞ 4구간이 막을 내리는 지점이다.

대전 대덕구와 동구, 청주와 보은, 옥천에 걸쳐 있는 대청호오백리길 중 4구간 ‘호반낭만길’. 호반을 따라 이어진 총 길이 220㎞의 대청호오백리길에는 21구간의 걷기 좋은 길이 있는데 호반낭만길은 그중 가장 가을다운 길로 꼽힌다.


◇가을에만 열리는 비밀의 정원 ‘베어트리파크’

세종시 전동면의 베어트리파크에는 한해 중 가을에만 열리는 ‘비밀의 정원’이 있다. 바로 단풍낙엽산책길이다. 베어트리파크는 설립자인 이재연(85) 회장이 젊은 시절부터 30여년을 가꾼 비밀의 정원이었으나 2009년 전격 개방하면서 일반에게 알려졌다.

33만여㎡ 대지에 오랜 세월 정성스럽게 가꾼 1000여종 40만여점의 꽃과 나무들이 있다. 160여마리의 반달곰이 재롱을 부리는 반달곰 동산과 공작, 꽃사슴을 만날 수 있는 애완동물원이 있다. 특히 베어트리정원은 좌우대칭 구조의 입체적 조형미가 아름답고 향나무와 소나무로 둘러싸여 포근한 느낌이 든다. 사시사철 푸르고 화려한 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만경비원은 베어트리파크의 핵심이자 숨은 명소다. 화려한 열대식물을 비롯해 다양한 식물과 꽃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이러저러한 촬영장소로 애용된다고 한다.

세종 전동면 베어트리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베어트리정원’. .


세종 전동면 베어트리파크 분재원.
곳곳이 사람의 손으로 잘 가꿔진 정원이지만 단풍낙엽산책길은 자연 그대로의 단풍길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관람로로 꾸몄다. 하이힐을 신고도 단풍산책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남쪽 전망대 인근에 자리잡은 산책길은 둥글게 이어져 한 바퀴 돌 수 있게 돼 있다.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가 줄지어 관람객을 맞이한다. 길 옆에는 ‘당신과 함께 걷는 잊지 못할 오늘’ 등 감성적인 문구가 쓰인 포토존, 대형액자 포토존 등이 추억을 남기려는 이들에게 재미를 더한다.

평탄한 길이 끝나고 오르막길에 오르면 굵직한 느티나무가 기다린다. 자연미를 물씬 풍기는 이 길의 산허리를 따라 조성한 흙길에는 낙엽이 쌓여 낭만을 더해준다. 길 주변의 울긋불긋 단풍은 가을이 절정에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출발지까지 돌아오는 데는 20여분이 걸린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흰구름 두둥실 흘러가는 푸른하늘 아래 사시사철 푸른빛을 내뿜으며 입체적인 조형미를 자랑하는 향나무·소나무 등과 함께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나무들이 베어트리파크를 알록달록 수놓고 있다. 나무 하나, 돌 하나에 관리자의 정성과 세심한 손길이 배어 있다. 그 사이를 서로 손잡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유치원생의 재잘거림은 가을풍경을 더욱 아름답고 포근하게 해준다.

◇여행메모

◇가는길=서대전IC에서 대전방향으로 우회전해 약 4㎞ 직진하면 가수원사거리다. 여기서 우회전을 해 다시 8㎞ 직진한 후 흑석사거리에서 좌회전해 10여분 정도 가면 장태산자연휴양림이다. 대청호 낭만호반길은 서대전IC에서 대전 방면으로 우회전해 대전남부고속도로를 갈아타고 가다 판암IC에서 옥천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이어 비룡삼거리에서 대청호 방면으로 좌회전해 대청호수로를 따라가면 나온다. 베어트리파크는 서세종IC교차로에서 ‘청양·공주’ 방면으로 우회전해 20여㎞ 직진하면 좌측에 보인다.

공주분식의 칼국수
◇먹을곳=베어트리파크 인근 ‘뒤웅박고을’(1588-0093)에서는 한정식(2만 5000~3만원)을 맛볼 수 있다. 세종시 전동면 청송리에 자리잡고 있다. 직접 담근 장으로 반찬이며 국을 조리해 맛이 강한 편이다. 칼국수의 고장 대전에서 매운칼국수의 원조로 통하는 ‘공주분식’(042-582-8284)은 칼국수(5000원)과 돼지고기수육(2만 1000원~2만 4000원)이 주요 메뉴다. 최근 음식 소개 프로그램에 나오며 더 유명해졌다. 칼국수에 쑥갓을 넣어 먹는다. 걸쭉한 국물에 향긋한 쑥갓의 조화가 특이하다.

◇잠잘곳=롯데시티호텔대전(042-333-1000)이 꽤 괜찮은 패키지상품을 내놨다. 토요일에 예약 가능한 ‘오, 해피 위크엔드 패키지’다. 스탠더드 또는 할리우드 객실 1박과 조식 뷔페 2인에 세금 포함 14만 3000원이다. 일요일에는 ‘선데이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다. 스탠다드, 할리우드 더블, 패밀리 트윈 또는 패밀리 트리플 객실을 세금 포함 9만원에 누릴 수 있다.

공주분식의 칼국수
공주분식의 돼지고기수육
뒤웅박고을의 된장찌게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웨이’.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웨이’.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웨이’.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웨이’.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타워’
울긋불긋 가을빛으로 물든 장태산자연휴양림 산책로.
단풍으로 곱게 물든 장태산자연휴양림 입구.
대청호오백리길 21구간 중 4구간인 ‘호반낭만길’.
대청호오백리길 21구간 중 4구간인 ‘호반낭만길’.
대청호 전경.
대청호오백리길 21구간 중 4구간인 ‘호반낭만길’.
베어트리파크 향나무동산.
베어트리파크 향나무동산.
베어트리파크 내 오색연못.
베어트리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베어트리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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