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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자동차 몇 대가 줄지어 주차한 어두운 골목길. 유독 그 길을 채운 붉은 벽돌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시선을 끄는 건 따로 있다. 건물보다 높게 솟은 흰 나무, 자작나무 몇 그루다. 자동차와 자작나무가 함께 잠든, 여느 동네 길에선 흔히 볼 수 없는 광경. 작가 구모경이 묘사한 ‘어느 밤 1’(2006)의 풍경이다.
선보단 면을 통해 수묵의 깊은 맛을 낸 기법은 덤. 있는 듯 없는 듯한 세상에 잔잔히 흘린 먹빛에 홀린다.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서 여는 초대전 ‘그날, 그 자리에…’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채색. 130×162㎝. 작가 소장. 장은선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