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켓인]위기의 e커머스 벤처…생존 전략 찾아 나선다

쿠팡 최대 투자자 소프트뱅크, 잇따른 투자 실패
소프트뱅크 추가 투자없이 쿠팡 지속 경영 어려워
티몬, 롯데그룹과 합병설 지속적으로 제기
위메프, 넥슨 추가 투자 받으며 저가 상품 제공 박차
  • 등록 2019-10-08 오전 3:00:00

    수정 2019-10-08 오전 3:00:0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쩐의 전쟁’이 격화돼 가면서 국내 e-커머스 벤처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 선두 쿠팡의 주요 투자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야심차게 투자했던 우버, 위워크 등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두면서 쿠팡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여부에 의문 부호가 떠오른 탓이다.

쿠팡을 위시한 위메프, 티몬등 국내 e-커머스 벤처기업들은 꾸준히 외형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있지만 지속적인 적자를 이어가며 기업의 계속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자신들만의 생존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 대기업과 e-커머스 벤처기업 간 합병설이 대두되는 이유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e-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성을 개선할 방법을 마련해야 과열된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잇따른 투자실패에 흔들리는 소프트뱅크 … 쿠팡 유탄 맞나

사무실 공간 공유 업체 위워크는 지난달 예정됐던 기업공개(IPO)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위워크는 세계 27개국 100여 개 도시에서 430여 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차량 공유 플랫폼 우버와 더불어 올해 미국 증시에서 상장이 가장 주목 받는 업체 중 하나였다.

업계에서는 IPO 일정 연기의 주요 원인으로는 애덤 뉴먼 위워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자질 논란 외에도 위워크의 사업 모델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라 보고 있다. 위워크의 지난해 18억 달러(약 2조15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린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9억달러(약 2조2700억원)를 기록하며 외형 성장과 비례해 영업적자 폭을 키워갔다.

이에 따라 위워크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7년 위워크에 44억 달러(약 5조2700억원)를 투자한데 이어 지난해 30억 달러(약 3조59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이번 상장으로 일부 투자금 회수가 기대됐지만 상장 연기로 사실상 투자 회수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소프트뱅크가 최대 주주로 있는 우버의 주가 또한 5월 상장 이후 6월 46달러를 찍은 뒤 현재 29달러 선까지 주가가 빠졌다.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기대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소프트뱅크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고 있는 쿠팡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을 투자받은데 이어 지난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통해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을 추가 유치했다. 이에 힘입어 쿠팡의 매출액은 2015년 1조1300억원에서 지난해 4조4000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의 규모도 547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사실상 소프트뱅크로부터 수혈한 자금으로 운영하고 있는 쿠팡으로서는 소프트뱅크의 추가 투자가 없는 한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위험에 노출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문제는 소프트뱅크가 우버 주가 하락 및 위워크 상장 실패로 비전펀드 2호 조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e-커머스 플랫폼에 투자 경험이 있는 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쿠팡은 내년 정도에 지난해 조달한 자금도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프트뱅크의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쿠팡의 경영이 지속될 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으로서도 현재 당일 배송에 중점을 둔 물류 시스템 외에도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자도생 나선 e-커머스 업체들, 합병설 솔솔

다른 e-커머스 업체들도 쿠팡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매출은 지속적으로 신장하는데 적자 경영을 이어가면서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해 4294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나 39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티몬 또한 지난해 5007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같은 기간 127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e-커머스 업체들의 이런 적자 경영 기조의 원인은 미국의 아마존이나 일본의 라쿠텐처럼 시장을 장악한 업체가 없어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해 출혈 경쟁을 감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e-커머스 시장 규모는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작은 데다 벤처기업은 물론 신세계, 롯데 등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어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e-커머스 업체도 각자도생에 나선 모양새다. 티몬은 지속적으로 롯데그룹과의 합병설이 불거지고 있다. 티몬의 지분 80% 가량을 확보한 대주주인 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로서는 상장 또는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증시가 침체된데다 롯데 그룹이 e-커머스 산업에 3조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만큼 롯데 그룹과의 합병을 통한 성장을 염두에 둘 가능성이 높다.

위메프는 넥슨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이끌어 내 쿠팡과는 다른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넥슨 지주사 NXC 2015년 위메프에 10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달에는 넥슨코리아가 위메프의 모회사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을 투자했다. 또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넥슨 외부고문에 선임되면서 일각에서는 합병을 위한 준비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위메프 사정에 정통한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위메프에 관심이 큰 것은 사실이나 당장 합병보다는 우선적으로 우호적인 재무적투자자(FI)들을 초청해 회사에 자금 수혈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메프는 최저가 상품 제공에 초점을 두는 영업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빠른 배송 전략으로 상당한 물류 고정비를 필요로 하는 쿠팡과는 수익 모델에서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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