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사모펀드에 쌓인 돈만 13.5조…연초부터 대어 찾기 분주

[다시 M&A의 시간]②
빅4 사모펀드 드라이파우더 14조 육박
MBK·스틱 등 블라인드펀드 조성 순항
풍부한 유동성, 인수·합병으로 이어질 듯
삼성·LG도 ‘빅딜’ 언급…신사업 정조준
  • 등록 2024-02-09 오전 6:00:00

    수정 2024-04-15 오후 11:06:43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지난해 위축됐던 인수·합병(M&A) 시장이 올해는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에 신규 투자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지만, 성공적인 펀드 레이징으로 곳간을 채운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M&A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연초부터 굵직한 딜 성사 소식이 알려지며 얼어붙은 투자 심리가 해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국내 주요 PEF가 쌓아둔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약정액)는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빅4’로 불리는 대형 운용사들의 투자 여력이 절반에 육박한다. 쌓여 있는 자금을 소진하려는 투자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과 LG 등 주요 기업들의 M&A 전략도 연초부터 화두에 오르고 있어 올해 M&A 시장의 ‘빅딜’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표=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돈 쓸 곳은 우리뿐”…곳간 채운 토종 PE 득세 예고

8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4대 대형 사모펀드에 쌓인 드라이 파우더만 최대 13조5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주요 PEF들이 조단위 자금모집에 나서면서 기관전용 사모펀드 결성 금액이 상반기말 55조5252억원에 달했다. 작년 연말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하반기 대형 딜이 많지 않았던 데다 추가 펀드 조성에 나선 곳도 있어 더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모은 자금은 상당부분 미소진으로 남아있다.

우선 MBK파트너스는 전체 운용 펀드 기준 7조원에 달하는 드라이 파우더를 보유해 가장 많은 투자 여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8조원 규모로 조성된 5호 블라인드 펀드가 65~70%가량 소진된 상황에서 6호 블라인드 펀드가 현재까지 4조1800억원의 자금 모집에 성공하면서다. 6호 펀드는 연내 펀드레이징을 거쳐 10조원 규모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3조원 규모로 조성된 4호 블라인드 펀드에서 미국 의료기기 업체 사이노슈어(3500억원) 투자 건을 제외하고 2조6500억원 가량이 미소진 자금으로 남아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2조1400억원), IMM PE(1조4000억원) 등도 조 단위 드라이 파우더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역시 연내 펀드 레이징을 지속하고 있어 실탄 확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앤코는 4호 펀드 목표액을 4조원으로 설정했고, 스틱인베의 오퍼튜니티 3호 펀드와 IMM PE의 5호 펀드는 각각 2조8000억원, 2조6000억원을 목표로 자금 모집을 계속하고 있다.

글로벌 M&A 시장도 올해를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는 현재 사상 최대인 2조1000억달러(약 2805조원) 규모 드라이 파우더를 축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큰 손’들을 중심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금이 집행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 올해부터 신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 거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PE부터 기업간 M&A까지…해빙 기대감 확산


이미 굵직한 인수합병 소식도 속속 들려오고 있다. 올해 1월 한앤컴퍼니가 피부재생 의료기기 브랜드 ‘피코슈어’로 알려진 미국 사이노슈어 인수를 발표한 가운데 IMM PE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에 투자할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중이다. 지난해 메디트, 오스템임플란트 등 초대형 딜을 성사시킨 MBK파트너스 역시 적정 매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 간의 ‘합종연횡’도 이어지는 중이다. 오리온그룹은 신약개발 바이오텍 레고켐바이오 인수에 나섰고 △OCI그룹과 한미약품 그룹 통합 △피씨엘의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씨젠의 브렉스 인수 등이 연초부터 M&A 시장을 달궜다. 사모펀드 주도의 매각이 예고된 11번가와 법정관리에 돌입한 위니아 등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특히 이종 기업 간의 통합 사례가 연달아 나오면서 업종을 넘나드는 대규모 거래가 추가적으로 나올 거란 전망도 나온다.

연초 기업들의 화두에도 M&A의 존재감은 분명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참석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대형 M&A 준비를 착실히 해왔으며 올해는 계획이 나올 것으로 희망한다”며 “신개념의 제품을 재정립하는 기술부터 바이오, 주거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회사의 인수)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기업 간 거래(B2B), 신규사업 영역에 M&A가 집중될 것”이라며 올해 1~2개 정도의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를 중심으로 펀드 결성 성과가 뚜렷했다. 쌓인 자금만큼 올해는 운신의 폭이 더 넓을 것”이라며 “바이사이드와 셀사이드의 눈높이 격차가 완화되는 가운데 경영 위기에 빠진 매물들도 출회되면서 큰 장이 설 거란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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