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동 "조선 실경산수화展에 '통일' 메시지 담아"

9월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서 특별전
"우리 미술史 한획 긋는 작품 다수 첫선"
"대고려전의 최다 관람 기록 깨줬으면…"
  • 등록 2019-07-26 오전 5:00:02

    수정 2019-07-26 오전 5:00:02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혹시 우리 역사, 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건 아니겠죠?”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개막을 앞둔 지난 22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느닷없이 질문을 던졌다. “굉장히 공을 들여 준비한 전시회인데, 얼마나 많은 관람객이 들지 ‘기대 반 우려 반’이다”라더니,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툭 뱉은 말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무슨 얘기인 걸까. 배 관장에게 되물었더니 “우리 역사를 주제로 기획한 전시회들의 관람객 수가 이집트전, 페르시아전과 같은 해외 유물전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이 안타깝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행여 이런 현상이 우리 역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저하를 보여주는 단면은 아닐지 우리나라 대표 고고학자인 그의 눈에는 걱정스러운 것이다.

실제 국립중앙박물관의 기획 전시회 중 최다 관람 전시회는 2006년 열렸던 ‘16~19세기 서양회화 속의 풍경, 루브르박물관전’으로, 총 52만3482명이 찾았다. 이밖에 △이집트문명전, 파라오와 미라(2009년, 44만8208명) △근대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오르세미술관전(2014년, 37만8381명) △이집트 보물전(2016년, 34만3547명)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2008년, 31만2591명) 등이 관람객 수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우리 역사를 주제로 한 전시회들은 아직 20만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관람객 수 10만명을 넘은 전시회도 손에 꼽는다. 지난해 열렸던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이 총 17만2101명이 찾아 최다 관람 기록을 갖고 있다. 배 관장은 내심 실경산수화전이 대고려전의 기록을 깨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그는 “우리 미술사에 한 획을 긋는 다수의 실경산수화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다”라고 추켜세웠다.

9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김응환이 1788∼1789년에 김홍도와 함께 금강산을 유람하고 그린 ‘해악전도첩’ 속 ‘백운대’를 비롯해 고(故) 윤익성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회장 유족이 기증한 16세기 중반 회화 ‘경포대도’와 ‘총석정도’,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석파정도(石坡亭圖) 병풍’ 등 고려 말부터 조선 말기 실경산수화 360여 점이 전시된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이번 특별전은 한반도의 화해·협력 시대를 향한 열망도 담고 있다. 배 관장은 “1999년 ‘아름다운 금강산’전 이후 20년 만에 북한 지역을 그린 산수화를 대거 선보이는 자리”라면서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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