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을 국민연금으로?…실현 가능성 따져보니

민간 자문위, 퇴직연금 3~4%떼서 국민연금으로
전문가 “자본시장 투자, 미국 401(k)에서 답 찾아야”
  • 등록 2023-02-10 오전 6:00:00

    수정 2023-02-10 오전 6:00:00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경은 이지현 기자]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구조개혁에 방점을 찍으면서 퇴직연금과 국민연금 연계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란 비판을 넘어서는 개혁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금특위 산하 민간자문위원회는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 기초연금과 더불어 민간이 운영하는 퇴직연금을 연금화하는 방안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민간자문위 한 관계자는 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하고, 금융사의 배만 불린다는 인식에 퇴직연금기금화 등 퇴직연금개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연금의 실질 총소득대체율은 60% 내외로,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소득대체율 70%보다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인 빈곤율도 최상위 국가 중 하나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0%에 그쳐 ‘용돈 연금’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퇴직연금의 일부를 국가가 운영하는 방안이 나오는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9%로 사업자 4.5%, 근로자 4.5%다. 이 중 퇴직연금 사업자 기여분 3~4%를 떼어내 국민연금 보험료율로 전환하면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10% 이상 높아진다. 사업주와 근로자가 부담하는 보험료도 오르지 않아 사회적 저항을 극복할 대안으로 보고있다.

구조개혁 논의가 우선돼야한단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무엇보다 사적연금인 퇴직연금이 노후소득에 기여를 못한다는 문제에 자문위원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은 연 6%에 달하지만, 퇴직연금은 2%에 그친다. 장기로 운용하는 연금은 연수익률 1% 차이에도 수령 연금에 커다란 차이가 발생한다. 이에 퇴직연금의 국민연금 이전은 재정안정성과 소득대체율 상승을 동시에 도모할 방안이라는 것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수익률은 초라하다. 2021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 말(255조5000억 원) 대비 15.7%가 늘어난 295조60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여전히 89%가 원리금보장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퇴직연금의 일부를 떼서 국민연금으로 옮기게 되면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퇴직연금의 수령 액수가 줄어들게 된단 문제가 있다. 국민연금 수령 시점까지 소득 공백기간의 생계자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민연금 가입자의 29.66%에 달하는 지역가입자와의 형평성 논란도 나온다. 국민연금 초창기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에 일부 가져다 쓴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국민연금 직장가입자가 대부분이었다. 1999년 전 국민 국민연금으로 바뀌면서 제도는 사라졌다.

퇴직연금을 공적연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커다란 먹거리가 사라지는 금융기관의 반발도 넘어서야할 과제다. 자문위 내에서도 퇴직연금 기금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 자문위원은 “금융지주의 반발과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해서 쓰고 있는 퇴직자들이 많은데 사측은 부담시키지 않고 연금수급자에게만 이런 부담을 주는 데 대한 반발이 없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연금 개혁을 위해 퇴직연금은 필수로 꼽히지만, 이런 논란을 뛰어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정안정과 급여안정의 아이디어는 소득대체율이 81%에 달하는 미국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1980년대 보험료를 올리는 공적연금 개혁과 함께 연금자산의 자본시장 투자를 크게 늘리는 401(k)을 도입해 높은 투자수익률이 연금 소득대체율 증가로 이어지는 확정기여형(DC) 연금제도를 개혁했다. 미국의 공적연금과 사적연금 소득대체율은 각각 39%, 4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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