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팩웨스트 23%↓…은행 뱅크런 공포 '현재진행형'

또 불거진 중소 지역은행 위기론
카시카리 "물가, 연준 목표 상회"
부채 한도 리스크, 시장 덮칠수도
  • 등록 2023-05-12 오전 5:57:19

    수정 2023-05-12 오전 5:57:19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를 보였다. 스트리밍 사업 우려에 디즈니 주가가 폭락하고 중소 지역은행 위기론이 다시 등장하면서 시장 전반은 약세를 보였다. 연방정부 부채 한도 리스크 역시 조금씩 암운을 드리웠다. 다만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을 밑돌면서 기술주들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사진=AFP 제공)


또 불거진 지역 은행 위기론

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6% 하락한 3만3309.51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7% 내린 4130.62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18% 상승한 1만2328.51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84% 빠진 1744.71을 나타냈다.

3대 지수가 보합권에서 약세 압력을 받은 것은 은행 위기 불안감이 다시 커져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중소 지역은행인 팩웨스트 뱅코프의 주가는 이날 22.70% 폭락한 주당 4.7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4.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곳은 그동안 퍼스트 리퍼블릭에 이은 위기 은행으로 지목 받아 왔다.

팩웨스트 주가가 폭락한 것은 예금 감소 소식 때문이다. 팩웨스트는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지난 5일까지 일주일 동안 예금이 9.5%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이후 총예금이 증가했다는 앞선 발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팩웨스트는 현재 유동성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으나,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패닉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지역은행인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와 코메리카, 자이언스의 주가는 각각 2.07%, 6.76%, 4.51% 가까이 떨어졌다.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2.46% 떨어졌다. JP모건체이스(-0.32%), 씨티그룹(-0.73%) 등 미국 주요 은행 주가도 소폭 내렸다. 서튜이티의 딜런 크레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팩웨스트의 소식은 지역은행 위기와 부채 한도 협상 이슈로 인해 심리가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디즈니 실적까지 증시를 압박했다. 디즈니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액 21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전망치(217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수는 전기 대비 400만명 감소한 1억5780만명으로 집계됐다. 100만명 이상 늘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무색해졌다. 이에 디즈니 주가는 하루 만에 8.73% 폭락했다. 디즈니가 포함돼 있는 다우 지수의 낙폭이 특히 컸던 이유다.

카시카리 “물가 목표치 상회”

개장 전 나온 미국 물가 지표는 예상을 밑돌았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P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3%를 기록했다. 직전 월인 올해 3월(2.7%)보다 낮아졌다. 지난 2021년 1월 이후 최저다. 전월 대비 PPI는 0.2% 올랐다. 월가 예상치(0.3%)를 하회했다. 식료품과 에너지, 무역서비스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4%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2% 상승했다.

이번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PPI까지 헤드라인이 예상을 밑돌면서 연준 금리 인상 부담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공급망 개선 덕에 도매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나온 실업 지표는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노동부 집계를 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4000건으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2만2000건 증가했다. 2021년 10월 이후 최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24만5천 건) 역시 크게 상회했다. 실업수당 청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노동시장 과열이 점차 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한때 연준이 당장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부터 금리를 4.75~5.00%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소수 나왔다. 월가는 늦어도 9월부터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매파’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시건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2.0%)를 웃돌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임금 상승률이 다소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매우 혼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은 꽤 끈질긴 상태”라며 “이것은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유지할 것임을 뜻한다”고 했다.

부채 리스크, 시장 덮칠 수도

이로 인해 오전장만 해도 급락했던 국채금리는 서서히 상승했고, 거의 전거래일 수준 근처까지 갔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오전 한때 3.810%까지 내렸다가, 오후 들어 3.941%까지 다시 올랐다. 이후 3.9% 안팎에서 줄곧 움직였다. 예상을 밑돈 PPI에 그나마 국채금리가 약간 떨어지면서 빅테크를 중심으로 주가가 소폭 올랐고, 나스닥은 플러스(+)를 유지한 채 마감했다. 전날 인공지능(AI) 챗봇 ‘바드’를 전면 오픈한 구글의 경우 4.31% 또 급등했다.

연방정부 부채 한도 리스크 역시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방정부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 ‘전시상황실’(war room)을 가동하고 있다”며 “디폴트 가능성에 접근할수록 시장은 패닉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에 따르면 JP모건은 이미 매주 전시상황실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오는 21일부터는 매일 3회씩 회의를 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를 만나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한도 증액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1일 사상 초유의 디폴트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재무부의 경고다.

다이먼 회장은 “디폴트가 발생하면 금융권에 파급돼 계약, 담보물, 청산소 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고객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야는 부채 한도 상향에 대해) 제발 협상해서 합의해 달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39% 하락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28% 올랐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14%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33% 내린 배럴당 70.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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