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현대 금강산사업, 육로관광 합의불구 낙관 못해

  • 등록 2001-06-10 오후 2:20:15

    수정 2001-06-10 오후 2:20:15

[edaily] 금강산 관광사업이 현대와 북한 아태평회위원회간 육로관광 합의 등에도 불구, 향후사업추진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전망에는 몇가지 근거가 있다. 무엇보다 합의가 현대측의 조급한 입장에 밀려 이뤄진 것으로 비쳐질 만큼 북측의 확실한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또 현대 스스로 사업성을 확인시킬 뚜렷한 사업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또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대북 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등 한반도 주변의 여건 변화도 민간사업인 금강산 관광사업을 활성화로 이끄는 토양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지적될 수 있는 게 육로관광을 위해 필요한 북측 간성~남측 송현리간 도로개설 문제다. 김윤규 사장은 "7월중 당국간 협상이 진행되어 조속한 공사착공일정 등 구체적 사항이 협의되도록 양측 당국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 합의내용이다. 언제 도로공사를 착공하겠다는지는 합의되지 않았다. 민간사업자인 현대와 아태위원회간의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질 지는 비슷한 사례인 경의선 복원공사와 대비하면 짐작할 수 있다. 햇볕정책의 상징물로 간주되는 경의선 복원공사는 남북 정부간 합의에도 불구, 남측에선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북측에서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민간사업에 대해 남북당국이 책임을 갖고 지뢰제거 등 복잡한 공사를 적극 추진할 지 의문이다. 이처럼 현대의 장담에도 불구, 북측과의 합의내용은 곳곳에 모호함으로 보이고 있다. 관광대가에 대해서도 "현대의 능력에 맞게 합리적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현대측은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월정 액수로 합의했는지, 관광객 1명당 일정액을 지불키로 했는지가 불분명하다. 금강산 관광특구 지정도 법률을 최단기일(가능한 한 2개월)내에 제정, 공포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같은 일정이 제대로 진행될 지 미지수다. 금강산 관광특구 문제는 지난 99년 10월 금강산 관광 30년 보장서에서 처음 논의됐다가 지난해 6월 정주영 전명예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면담에서 합의됐던 사안이다. 당시 금강산 특별경제지구 설정, 금강산밸리 공동 개발 등에 합의하고 외국인 투자유치에 나섰지만 이후 1년동안 거의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합의내용들이 세부 일정, 추진 주체, 비용 조달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담보된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구체적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채권단과 여론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대는 육로관광이 허용되면 관광사업이 수익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육로관광객수의 전망, 수익구조 전망 등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김 사장의 경우 "연 100만명은 될 것"이라고 막연한 수치만 제시하며 수익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육로관광 본격화 이전에 현대는 수익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현대아산은 자본 잠식상태여서 회사채 발행도 할 수 없는 상태다. 채권단으로부터 50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당장 기업 존속을 위한 자구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단지 이런 합의를 내밀며 금융기관과 정부의 지원에 기대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김 사장은 "육로관광이 되면 학생들의 수학여행이나 공무원 휴가시 금강산 관광을 하도록 정부가 유도하는 지원을 기대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현대와 북측간 합의의 모호성, 현대의 준비부족, 정부에 대한 막연한 의존 등이 지난 99년부터 시작된 현대의 대북사업이 실패한 이유로 아직도 이런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평가에도 불구, 현대의 대북사업은 북측의 도움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확보하는데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육로관광이라는 대중 상품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는 명분도 확보했다. 정부는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앞두고 현대와 아태위원회간 합의를 바탕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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