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야펜스 손익 계산, 이제 시작일 뿐

  • 등록 2013-04-17 오전 11:47:35

    수정 2013-04-17 오후 2:05:59

공사 중인 대전 구장(사진 위)과 리모델링을 마친 대전 구장(사진 아래). 사진=한화 이글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한화는 16일 대전 NC전서 승리를 거두며 13연패 사슬을 끊었다. 개막 최다 연패 기록을 새로 쓰며 패배가 이어지자 엄청난 비난에 한화 구단에 쏟아졌다. 전력 보강 투자 실패와 구단 운영 방식 문제를 시작으로 김응용 감독의 경기 방식은 물론 선수단 운영에 대해서까지 거의 모든 부분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넓어진 대전 구장 외야 펜스 거리도 단골 메뉴였다. 김 감독은 취임하자 마자 구단에 요청, 가장 작은 구장으로 유명했던 대전 구장 외야 펜스를 뒤로 미루도록 했다. 좌.우 97m, 중앙 114m였던 구장은 좌.우

100m, 중앙 122m의 규모로 커졌다.

뚜껑을 열어보니 넓어진 대전 구장은 좀처럼 한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가뜩이나 외야 수비가 좋지 않은 선수들에게 갑자기 넓어진 외야 공간은 버겁게 느껴졌다.

기록으로도 한화의 손익 계산서는 마이너스를 가리키고 있다. 대전 홈 경기서 한화가 기록한 장타(홈런 제외)는 2루타 11개가 전부였다. 3루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반면 내준 2루타는 무려 17개나 됐으며 3루타도 4개나 허용했다.

기록된 실책은 많지 않았지만 타구 판단을 잘못하거나 뒤로 빠진 공의 펜스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을 쫓아다니다 장타를 내주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왔다. “투수 편하게 해주겠다고 펜스를 뒤로 밀었지만 오히려 투수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 단견의 대표적인 예”라는 비판이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넓어진 대전 구장의 손익 계산서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은 성.패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기 때문이다. 물론 중견수 강동우의 예기치 못한 부상 탓에 외야 구상 자체가 무너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아픔이 몇년 후 한화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은 매우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삼성은 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뒤 대구 구장 외야를 확장했다. 좌.우는 95m에서 99m로, 중앙은 117m에서 120m로 넓어졌다. 그때도 역시 투수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2005년 우승 당시 삼성 외야는 수비 범위가 줄어들었다는 평가 탓에 우익수에서 좌익수로 전향한 심정수, 수비 능력은 좋았지만 송구력에선 아쉬움이 있었던 김종훈이 한국시리즈를 책임지고 있었다. 외야수 대부분이 수비에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이후 삼성은 4년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삼성은 매우 강력한 수비진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영욱, 정형식 등 수비형 유망주들의 성장도 이뤄낼 수 있었다. 빠르고 수비 좋은 외야수 들을 스카우트 하고 육성하는데에도 구단의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제 삼성은 외야를 포함, 가장 강력한 수비를 갖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좌익수 최형우가 점차 그 어려움 속에서 업그레이드 됐다는 것이 큰 소득이었다. 최형우도 처음엔 공을 쫓는 것 자체가 어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보다 거칠어진 야생(외야)에서 살아남으려 무던 애를 썼고 결국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냈다.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은 “넓은 구장이 투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첫 구상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펜스를 미룬 선택이 장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화는 앞으로 강해져야 할 팀이다. 부족한 투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 여기에 수비 능력이 갖춰진 외야수를 찾고 키워내는 것 또한 중요한 숙제다.

펜스를 미루지 않았다고 해도 수비 좋은 외야수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국 프로야구의 현실이다. 프로야구의 뿌리인 고교야구의 거포 품귀 현상은 이미 고착화 돼 있다. 앞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발야구에 적합한 선수들이 더 많이 수혈될 것이다. 강력한 외야를 갖추지 못한 팀은 스피드 경쟁을 막을 무기 부재로 허덕일 수 밖에 없다. 펜스 확장을 통해 제대로 된 준비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면 오래지 않아 그에 대한 수확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한화 한 코치는 “실수 하는 선수들을 보는 우리 마음도 아프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더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가능성을 찾아가는 수 밖에 없다. 투수도 투수지만 강한 외야수를 키우는 일에 많은 공을 쏟게 될 것이다. 스카우트도 그쪽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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