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설문조사]②여당서도 증세 신중론…"종부세 강화 쉽지 않다"

국회 기재위원 전원 설문조사
野, ‘똘똘한 한채’ 과세 강화에 반발
거래세 인하 갑론을박..합의 어려워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도 난항
  • 등록 2018-09-11 오전 5:00:02

    수정 2018-09-11 오전 5:00:02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최훈길 김미영 조진영 기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똘똘한 한채’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여당측 입장이 나왔다.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제기됐다. 거래세 인하를 놓고선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합의를 이루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재위원장 “종부세 강화 쉽지 않다”

이데일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 전원(26명)을 대상으로 7~10일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앞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주택 이상이나 초고가 주택에 종부세 강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보유세 인상 및) 거래세 인하가 합리적인 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일부 축소” 등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당정은 이르면 이번 주에 △과세표준별로 세율을 1% 포인트 올리는 등 정부안보다 종부세 개정안 강화 △취득세 인하 △임대사업자 양도세 중과 배제 등 세제 혜택 축소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거주 요건 강화 △임대사업자대출에 담보인정비율(LTV) 신규 적용 △신규 택지개발 등 공급 확대 및 수요(세제·금융) 대책을 담은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세제를 관장하는 기재위 분위기는 다소 달랐다. 세금을 대폭 올리는 부동산 대책이 능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기재위원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당 대표가 올리겠다고 하면 종부세가 올라가는 겁니까. 국회에서 그야말로 험난한 입법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며 “야당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이 호락호락 하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수요를 억제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野, ‘똘똘한 한채’ 과세 강화에 반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이데일리 설문조사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똘똘한 한채’로 불리는 1주택자 과세 강화에 대해선 야당의 반발이 거셌다. 자유한국당 김광림·권성동·나경원·이종구·엄용수·윤영석 의원,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난색을 표했다. 한국당 간사인 윤영석 의원은 “정부가 집값을 올려놓고 실소유주들한테 세금을 떠넘기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미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도 “세제로는 부동산 문제를 못 푼다”고 지적했다.

거래세 인하도 쉽지 않다. 취득세 등 거래세가 지자체 재정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방세 징수액 75조5317억원(2016년 기준) 중 취득세가 21조7016억원(28.7%)으로 가장 많다. 민주당 정성호·서형수·이원욱 의원은 거래세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보유세 강화-거래세 인하라는 대원칙이 지금과 같은 (집값 급등) 상황에선 적용하는 게 쉽지 않다”며 “세부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도 “거래세 인하, 종부세 강화 방향은 동의하지만 지방비-국비의 문제여서 섬세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종부세 최고세율을 올리더라도 거래세를 낮출 만큼 세수 증대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종구 한국당 의원도 “취득세 같은 거래세는 지방정부의 재정이기 때문에 인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거래세 관련한 제3의 대안도 제시됐다. 지자체 주도로 거래세 인하 여부를 결정하도록 지방세법을 개정하는 방안이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거래세율 범위를 넓게 둬 지역 실정에 따라 세율을 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곧 발의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도 단위 광역단체에서 거래세를 높이든지 낮추든지 자기 주도 하에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세-임대사업자 세제 향배 불투명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대두됐다. 민주당 정성호·심기준·이원욱 의원, 한국당 권성동·김광림·윤영석·추경호·최교일·심재철·엄용수 의원이 세 혜택 축소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심기준 의원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제재를 하는 것은 땜질식 처방”이라고 꼬집었다. 추경호 의원은 “세 혜택을 축소하면 임대 공급물량이 줄고 전·월세 상승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무리한 세제 혜택을 남발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임대사업자들에게 졸속으로 너무 많이 혜택을 줬다”며 “혜택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다른 의견을 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도 “임대사업자에게 너무 혜택을 줘 임대사업이 투기 수단이 됐다”며 “조정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정이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더라도, 종부세 강화 등 국회 입법을 거쳐야 하는 대책이 적지 않아 정부의 집값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전원(26명)을 대상으로 7~10일 부동산 대책 관련 전화 설문조사를 했다. 의원 24명(여당 11명, 야당 13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설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참여정부 때인 2005년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됐다. 2006년부터 세대별 합산 과세가 시행되면서 국세수입이 급증해 종부세가 2조원대로 올랐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이명박정부 때인 2008년 11월13일 세대별 합산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선고일부터 세대별 합산은 무효가 됐다. 2008년까지 거둔 세대별 합산 과세는 환급됐고 개인별 합산으로 전환되면서 종부세가 1조원대로 내려 앉았다. 도입 당시 1~3%였던 세율은 0.5~1%까지 낮아졌다. 2018년 종부세 개편은 2008년 개정 이후 10년 만이다. 2005~2016년은 국세청 통계연보 자료다. 2017년은 관련 국세통계연보가 발표되지 않아 천억원대 이상 실적만 공개된 기재부 세입·세출 결과를 참조했다. 단위=억원. [출처=기획재정부·국세청]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0.8%로, OECD 평균(1.1%)보다 낮다. 반면 거래세 비율은 2%로 OECD 평균(0.4%)보다 높다. 2016년 기준, 단위=%.[출처=한국조세재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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