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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나이 적용 상품, 3개월 가입실적 ‘저조’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건강나이 적용 상품을 출시한 곳은 DB손해보험이 유일하다. 현대해상과 흥국화재 등도 출시 여부를 검토했지만 잠정 보류한 상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3월 ‘2019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고령층의 건강나이를 고려한 보험료 할인제도 도입 등 보험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 확대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국 방침에 발맞춰 DB손보는 지난 3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건강나이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는 ‘건강해서 참 좋은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가입자의 흡연 여부, 신체질량지수(BMI), 혈압 등 고객의 7가지 건강정보를 기준으로 암·뇌혈관·심장의 건강나이를 6단계로 분류해 보험료를 최대 40%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5년(5년 갱신형)마다 고객의 건강등급을 다시 산정해 보험료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가입 실적이다. 출시한 지 3개월이 훌쩍 지났지만 보험 가입수가 극히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단계지만 상품 판매 중단을 검토해야 할 만큼 실패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예전부터 보험사들이 건강인 할인특약을 운용하고 있지만 실적이 미미한 상황이다. 건강인 할인특약은 비흡연자이면서 정상혈압, 정상체중 등 건강상태 요건을 충족 시 할인특약을 신청하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특약이다. 하지만 건강상태 충족 여부 확인을 위한 검진의 불편함 등으로 보험사의 건강인 할인특약 가입실적은 2016년 말 기준 4% 수준에 불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무해지·저해지형 상품 등 보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수단이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굳이 자신의 건강정보를 보험회사에 공유하면서 보험료를 할인받고자 하는 수요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객관적인 데이터 부족…“보험사 위험부담 커 활성화 한계”
소비자 불편뿐 아니라 보험사의 위험부담이 크다는 점도 건강나이 적용 상품이 활성화될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아직 건강나이 적용 보험상품의 위험률이나 요율 산출 기준 등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어 상품 개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건강나이를 적용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구조인 반면 건강나이가 많다고 보험료를 할증할 수는 없어 보험사 미래 손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생채관련 다양한 요소가 집착된 상품 개발 등의 방향성은 맞지만 다양한 통계경험치가 축적되기 전 까지는 활성화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건강나이 적용 보험상품 실적이 저조한 것과 관련, 지금은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건강나이를 반영해 보험료를 책정하는 상품의 출시 등 변화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면서도 현황 파악 등을 통해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복지부의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건강검진결과 확인 및 개인동의에 기반을 둔 자료수집 행위, 개인용 건강관리 기기를 활용해 체성분·심박수·걸음수와 심전도·혈압·혈당 등 건강정보·지표를 모니터링하는 행위, 섭취식품을 기록하고 영양소를 분석·안내하는 행위 등은 의료행위에 해당되지 않는 사례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