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위 높아진 아시안 증오범죄, 정부도 묵과해선 안돼

  • 등록 2021-04-14 오전 6:00:00

    수정 2021-04-14 오전 6:00:00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이 지난 12일 미국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거주 중인 아들이 아시안 증오범죄 때문에 자신의 미국 방문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이 ‘그들(증오범죄 가해자)은 노인 여성을 노리니 경호원을 붙이자’는 제안을 했다”면서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배우조합(SAG) 여우조연상과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잇달아 거머쥔 윤여정은 오는 25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

같은 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축구 선수 손흥민(토트넘)은 인종 차별의 표적이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반칙을 당한 뒤 한동안 경기장에 쓰러져 있자 인종차별적인 악플이 마구 날아든 것이다. 손흥민의 SNS에는 “고양이와 박쥐, 개나 먹어라” “DVD나 팔아라”(불법 복제 DVD를 판매한다는 의미로 대표적인 아시아계 혐오 표현) 등 욕설이 담긴 댓글 폭력이 난무했다.

윤여정과 손흥민이 어느 때보다 더 걱정되는 건 아시안 증오범죄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 증오범죄는 코로나19의 진원지가 중국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지만 감염병 피해가 장기화되자 이제 모든 아시아인을 괴롭힘과 모욕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폭력성도 강해지고 있다. 희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던 애틀랜타 총격사건에서 보듯 범죄 수위도 위험 수준을 넘고 있다. 지금도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시노포비아’(sinophobia, 중국 공포증)와 같은 아시아계 혐오 표현이 급증해 우려된다.

불안한 것은 한국인 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길에서 발로 걷어차이고, 현지인들로부터 난동 피해를 당한 가게 소식 등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외교 당국은 국제 사회에서 아시안 증오범죄를 멈추기 위한 노력에 특히 신경을 쏟아야 한다. 해외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의 안전과도 직결된 문제여서다. 바이러스보다 더 무섭게 번지는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더 방치하면 테러 등 무력 충돌 등 뜻하지 않은 사태를 부를 수 있다. 정부의 관심과 만반의 대책을 당부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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