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지구 온난화 막는 항공우주 기술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 등록 2016-09-21 오전 6:00:00

    수정 2016-09-21 오전 6:00:00

지난 리우올림픽에서 영광의 메달리스트들과는 다른 이유로 세계인의 이목을 끈 선수가 있다.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 공화국의 역
도선수 ‘데이비드 카토아타우’다. 그는 역기를 드는데 성공하든 실패하든 항상 웃는 얼굴로 육중한 몸을 흔들며, 춤을 추어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지만 그의 춤 뒤에는 깊은 사연이 있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곧 사라질지도 모를 조국 땅의 현실을 몸짓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호소한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상승에 따라 태평양의 섬나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온실가스가 지금처럼 방출되면 아름다운 섬 몰디브는 2026년 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2100년에는 해수면이 평균 98㎝ 상승해 우리 제주도 용머리 해안도 수몰될 것이라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범지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항공우주기술의 발전 방향도 기후변화라는 메가트렌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항공 기술 역시 친환경 고효율을 추구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항공기의 비행을 위해서는 많은 화석 연료가 필요한데, 이를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 연구가 한 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태양에너지만으로 높은 고도를 비행할 수 있는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를 개발하고 성능을 발전시켜 왔다. 최근에 고도 18.5㎞의 성층권에서 90분간 비행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태양광 무인기는 화석연료 대신 태양광을 에너지로 활용한다. 한번 하늘에 오르면 연료 보충을 위해 다시 지상으로 내려올 필요가 없으니 특정한 공간에 오래 머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장점을 통해 실시간 정밀지상관측, 통신 중계, 기상 관측 등을 저렴하고 친환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태양광 무인기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선진국이 경쟁적으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미래 기술 분야다. 한방울의 화석 연료 사용 없이 비행하며 인공위성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기술도 기후변화 연구와 대응에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인공위성은 그동안 기후 모니터링 등에 아주 유용하게 활용돼 왔다. 해수면 상승, 수온의 변화 등 이상 자연현상을 정확히 관측하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1993년부터 2014년까지 지구 해수면이 매년 2.6~2.9㎜ 상승했다는 결과도 1992년 미국과 프랑스가 합작해 띄운 인공위성 토펙스 포세이돈을 비롯한 여러 인공위성과 관측기구들이 오랫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것이기도 하다.

항공우주 기술을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위성을 통해서 획득된 정보는 기후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이로인한 위협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위성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계산하거나 열 분포를 측정하는 것 뿐 아니라 해수 산성도 관측, 대기질 등 환경 상황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런 환경 변화 정보가 클라우딩 컴퓨터 기술과 연결돼 공유된다면 다른 기술 분야와는 융합은 물론 새로운 사업모델이 될 수 도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과학기술 개발은 위기에 처한 지구를 지키는 일인 동시에 새로운 미래 시장을 창출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그 중 항공우주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기후변화가 위협하는 것은 비단 키리바시 공화국만이 아니다. 그동안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한 나라를 집어 삼키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지구촌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큰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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