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불편함보다 외로움을'…관태족을 아시나요

  • 등록 2018-08-15 오전 8:00:59

    수정 2018-08-17 오후 1:46:31

"혼자가 편해요"



사람과 사람 관계에는 늘 갈등이 존재한다. 거기서 발생하는 상실감 또한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청춘들은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권태를 느낀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 즉 '관태기(관계+권태기)'를 느끼는 20대를 '관태족'이라 한다.

관태기가 나타나는 이유는 취업 준비나 동아리, 조별 활동 같은 단체 생활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스트레스에 기인한다. 새로운 관계 형성이 불편하거나 단체 생활을 피하는 행동을 보인다면 지금 관태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연락처는 많은데 부를 사람이 없네"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인맥 쌓기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대학 진학 후 스펙 쌓기에 바쁜 청춘에게 새로운 인간관계란 불필요한 시간 낭비로 여겨질 정도다.

최근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20대 남녀 643명을 대상으로 ‘20대의 인간관계 인식 및 실태 '를 조사한 결과 20대가 인맥의 유지·관리에 피로감과 회의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20대에게 새로운 관계 형성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연락처에 등록된 지인 중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지인’의 비율이 7.9%로 평균 10명 중 1명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스냅타임)


올해 대학교를 졸업한 박수홍(24)씨는 메신저에 등록한 친구가 300명에서 100명으로 줄었다. 그 중 대다수가 대학에서 쌓은 인맥이다. 박씨는 “졸업 후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하나씩 지우다 보니 그 수가 200명이 되더라”라며 “인간관계에 대한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왔다”라고 털어놨다.

학교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쌓았던 인맥이 졸업 후 무용지물 되는 상황이 빈번히 일어난다. 휴대폰에 쌓여 있는 SNS 친구 중 정작 필요할 때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슬픈 현실에 외로움을 느낀다. 결국 SNS 설정에 들어가 친구 관리 속 '차단' 버튼을 눌러 관계를 손절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자발적 '아싸' 눈치 보기 싫어

점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부정적으로만 비치던 '아싸(아웃사이더)' 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인간관계를 쌓기 어려워하는 대학생들은 스스로 '아싸'를 자처하며 혼자만의 길을 걷는다.

알바몬에서 대학생 889명을 대상으로 '자발적 아웃사이더 생활'에 대해 조사한 결과 45.8%가 '자발적 아웃사이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유로 '남들 눈치 볼 필요 없이 혼자 다니는 게 편해서'가 67.6%로 가장 높았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대학교 3학년 박경민(23)씨는 주말 오후 '혼영'(혼자 영화)을 보러 왔다. 박씨는 "친구랑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 혼자 보는 게 마음 편해 집중도 잘된다" 라고 말했다.

영화는 상대방과 의견을 맞추고 정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임에도 보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하지만 '혼영'(혼자 영화)은 상대방 눈치 볼 필요 없이 마음대로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

혼자만의 여가 시간을 통해 심리적인 편안함과 만족감을 얻을 뿐 아니라 '관계'에서 오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는 "Z세대(90년대 중반에서 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가 관태기를 느끼면서도 역설적으로 SNS에서의 소외와 고립의 공포라는 양가 감정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혼밥을 하면서도 이 모습을 스스로 찍어 SNS에 올린 뒤 '좋아요'를 기다리는 모습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의 끈은 놓지 않고 싶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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