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확대경] 호날두 EPL득점왕 등극, 그 의미는

  • 등록 2008-05-05 오후 12:57:24

    수정 2008-05-05 오후 9:18:09

[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흥미로운 이슈를 양산하며 쉼 없이 달려온 유럽리그의 2007-08시즌이 어느덧 종착역 근처에 도달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5월11일 38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는 일주일 후인 5월18일 나란히 일정을 종료한다.

우승 쟁투, 유럽클럽 대항전 출전권 확보 등 상위권 경쟁뿐만 아니라 2부리그 강등을 모면하기 위한 하위권 클럽들의 각축전 결과 또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는 클럽의 홈 팬들은 일찌감치 울거나 웃을 준비를 마친 채 모든 것이 확정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희(喜)와 비(悲)의 오묘한 교차. 그것은 ‘권위 있는 유럽클럽대항전 출전’과 ‘승격과 강등 시스템’이라는 2가지 흥미 요소를 갖춘 유럽리그에서 5월이면 매번 되풀이되는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더불어 흥미를 모으는 것이 득점레이스 결과다. ‘축구의 대륙’으로 통하는 유럽에서 한 리그의 시즌 득점왕은 명실상부 리그를 대표하는 얼굴로 존중받는다. 선수의 역량을 평가할 객관적인 데이터 산출이 힘든 수비 부문과 달리 ‘골’이라는 확실한 증거물이 남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매스컴에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뿐만 아니라 광고 출연, 스폰서십 계약 등을 통해 짭짤한 부수입을 거둘 수도 있으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다.

관련해 유럽축구 관계자들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극이 유력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맨체스터Utd.)를 주목하고 있다. 위건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호나우도는 일찌감치 30골을 터뜨려 엠마누엘 아데바요르(아스날/24골)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22골) 등 경쟁자들에 여유 있게 앞서있는 상태다.

시즌 초 각 팀 골잡이들이 득점 각축전을 벌이는 동안 조용히 잠행하며 기회를 엿보던 호날두는 16라운드를 기점으로 득점1위로 뛰어올랐고, 이후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채 질주를 거듭해왔다. 지난해 막판까지 디디에르 드로그바(첼시)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신 아쉬움을 한 시즌 만에 풀 기회를 잡은 셈이다.

호날두가 득점왕에 오를 경우 자신은 물론, 팀과 리그 전체에도 의미가 남다른 경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소속팀 맨체스터Utd.의 주역이자 차세대 레전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올 시즌 호날두는 측면 미드필더 또는 윙 포워드로 출전하며 정규리그, 챔스, FA컵을 합쳐 38골을 기록 중이다. ‘해결사’ 보다는 도우미 역할에 초점이 맞춰진 역할이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 있는 발자취다. 최근 영국축구선수협회(PFA)와 영국축구기자협회(FWA)가 잇달아 호날두를 ‘올해의 선수’로 선정한 건 이와 같은 활약상을 인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구단 관계자들은 클럽 역사에 의미 있는 새 이정표를 세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 시즌 호날두가 성공시킨 38골은 ‘레전드’ 조지 베스트가 보유 중이던 팀 내 윙어 최다득점(32골)을 뛰어넘은 대기록이다. 경신 가능성이 높진 않겠으나 데니스 로가 갖고 있는 한 시즌 최다득점(46골)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는 점에서 또 한 번 눈길이 모아지는 호성적이다.

2002-03시즌 25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 1위에 오른 루드 반 니스텔루이(레알마드리드) 이후 5시즌 만에 ‘레드 데블스 출신 득점왕’을 배출하게 된 점 또한 반가운 뉴스다. 특히나 올 시즌 맨체스터Utd.가 리그와 챔스 동시석권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홈팬들의 기대대로 호날두가 시원스런 득점포를 가동하며 ‘더블’에 공헌할 경우 기록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EPL 전체를 놓고 봤을 땐 리그를 대표할 또 하나의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간 ‘정상급’ 정도로 뭉뚱그려 소개되곤 하던 호날두는 올 시즌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EPL 대표스타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2003-04시즌 당시 아스널 소속이던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30골) 이후 4시즌 만에 재등장한 30골대 득점왕으로서 권위 또한 남다르다. 뿐만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등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개인상의 유력한 후보이기도 하다.

소속 선수의 영광은 결국 리그의 위상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EPL이 남다른 기대를 갖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승승장구 중인 호날두의 질주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어쩌면 지금보다는 득점왕으로 확정된 이후의 행보에 더욱 큰 관심이 모아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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