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車보험 비교 플랫폼 활성화하려면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등록 2024-04-01 오전 6:25:00

    수정 2024-04-01 오전 6:25:00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고물가 기조가 다시 심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억제 차원의 긴축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해소를 위한 정부 대책으로 물가 급등의 주범인 과일의 납품단가와 할인 지원정책이 눈에 띈다. 오렌지, 망고 등 수입 대체 과일에 대한 할당 관세 확대적용 조치도 사과, 배 등 과일 가격 인하를 위한 효과적 물가안정책이라 판단된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가계의 금융비용 완화를 위한 정책은 2가지로 구분된다. 대환대출 프로그램과 금융상품 비교·추천 플랫폼 서비스이다. 전자는 낮은 금리로 장기에 걸쳐 대출을 상환토록 신용대출·주택담보·전세대출을 새로운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지난해부터 시행돼 약 2%포인트 금리 인하 효과를 통해 차주의 이자 절감이 가능했다. 올해부터는 주택담보·전세대출에도 적용해 가계의 많은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의 경우 예상 외로 금융소비자의 호응이 크지 않은 편이다. 본 서비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고객 접점 채널로 확고히 자리를 잡은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금융서비스의 가격조회를 통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유도한다는 것이 당초 취지였다.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사의 서비스 비교를 통해 가격상승을 억제하고, 서비스 질 개선 효과도 기대되었다.

특히,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이용하는 자동차 보험의 플랫폼 서비스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의외이다. 플랫폼 이용자 중 약 5%만이 플랫폼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금융소비자의 관심이 크지 않은 편이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사에 지급되는 수수료 부담이 플랫폼에 참여하는 대형 보험사의 참여유인을 낮추고 있다. 대형 보험사는 해당 플랫폼 대신 자신의 다이렉트 보험판매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 또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경쟁력 있는 판매 채널 부재로 플랫폼 서비스에 참여하지만, 높은 수수료가 부담이 되고, 향후 이를 보험료에 전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플랫폼이 고도화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의 진입을 통해 경쟁력 있는 서비스 출시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대형 보험사의 이탈, 자동차 금융사업의 강자인 캐피털사의 부재는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의 흥행을 가로막고 있다.

최근 공유경제 활성화로 인해 자동차에 대한 할부금융·리스 수요가 많아 자동차 금융서비스 사업을 점차 확대하고자 하는 캐피털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판매에도 관심이 높다. 캐피털사는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ope)’ 측면에서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 있는 금융서비스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당초 정부는 플랫폼 금융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고객 데이터 확보 및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본인신용정보관리업자)에 한해 보험상품 판매를 위한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 인허가를 부여하기로 했었다. 즉, 금융소비자 보호법의 경우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상품의 비교·추천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캐피털사의 경우 보험업법 시행령에 따라 보험비교·추천 서비스 영위가 불가능하다. 시행령 제40조는 여신전문금융업체 중 신용카드사에 한해서 보험비교·추천 서비스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보험업법 시행령은 경쟁력 있는 보험상품 출시 가능성이 있는 캐피털사의 플랫폼 진입을 원천 차단한 셈이다. 이는 플랫폼 사업자와 금융소비자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는 플랫폼 운영의 대원칙인 호혜의 원칙에 저촉된다. 더욱이,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소비자 맞춤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기에 캐피털사의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 참여 제한은 제도 개선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보험업계의 일반 법인 보험 대리점 의존도가 높아지며 나타나는 보험료 인상 및 불완전판매 증가, 자동차 보험상품 비교·추천 플랫폼 서비스의 흥행을 통한 보험료 인하를 위해서도 캐피털사 등 경쟁력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플랫폼 진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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