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계속 연기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죠"(인터뷰)

  • 등록 2009-12-14 오후 2:22:50

    수정 2009-12-14 오후 2:48:36

▲ 강동원

[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내가 성장했다고 느낄 때 배우라는 사실이 좋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런 성취감이 많았다. 모든 틀을 깨고 자유롭게 놀고 온 듯한 느낌이랄까"(웃음)
2년 만이다. 2007년 이명세 감독의 영화 'M' 이후 강동원(28) 예상대로 두문불출했다. 취재진이 몰리는 각종 행사장에서도, 연말 시상식장에서도 그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영화사에서 보낸 홍보 자료 외에는 자신의 활동을 알리는 보도자료 하나 내지 않았다.

'잊혀짐'이 가장 두려운 직업이 연예인이라는데, 어디에도 좀체 모습을 보이지 않던 그는 "작품으로 승부하고 싶다"며 새 영화와 함께 나타났다.

'타짜'의 최동훈 감독의 신작 '전우치'에서 500년 만에 주술이 풀려 깨어난 도사 전우치 역으로 분한 그는 고된 액션 장면 촬영에 10kg이나 빠져 더 날렵해진 모습이다. 한층 깊어졌지만 동시에 열린 느낌이다.

-영화 'M' 이후 2년 동안 어떻게 지냈나?

▲'전우치'를 찍느라 매일 같이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와이어 액션 장면이 하도 많아서 골반 뼈가 너무 아프더라.(웃음) 준비 기간과 작품 촬영 기간까지 지난 1년 반이 내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간이었다.

-2년이면 꽤 긴 시간이었는데 힘들지 않았나

▲내게도 길고 힘들었다. 영화 찍는 건 끝이 안보이니까.(웃음) 8개월 반 동안 찍으니 스태프들과 가족처럼 지내게 되더라. 매일 촬영이 끝나면 슈퍼에 들러 술 사와서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마시면서 친해졌다.

-이전에는 성격상 다른 배우들과 그리 친하게 어울리지는 못하다고 했었는데.

▲맞다. 모든 배우들이 어울려 놀았던 영화는 나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윤석, 유해진 선배 등 다른 분들이 워낙 나를 많이 챙겨주셨다. 가족처럼 친해지다보니 나중엔 내 방에 안 가고 술 마시다 유해진 선배 숙소에서 그대로 자기도 했다. 예전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웃음) 예전에 영화를 찍을 땐 내가 배우들을 챙겼어야 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그런 부분을 잘 못해서 되게 미안하다.

-'전우치' 속 캐릭터가 능청맞은 장난꾸러기다. 늘 멋진 역할만 하다 이런 캐릭터는 처음인 것 같다.

▲작품을 고를 땐 전에 하지 않았던 것을 하려고 한다. 내 나름대로는 매 작품이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거다. 하지만 멋있는 역할만 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그랬고. 물론 이렇게 능청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캐릭터는 처음이다. 극중 전우치는 그 자체로 사랑스러워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좋아할 수 있는 캐릭터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 강동원에게도 그런 귀여운 면도 있나

▲사실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내 안에는 귀엽고 능청스러운 면이 다 있다.(웃음)

▲ 강동원

-인터뷰도 잘 하지 않는 걸 보면 자신을 잘 안 보여주는 것 같은데.

▲그런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나 잘나서 안하겠다는 건 아니었다. 사실 인터뷰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아직 정리가 잘 안된 부분도 있다. 예전에 (언론과) 안 좋았던 일도 있고…. 그래서 두려운 생각이 들어 피했었다.

잠시 뜸을 들인 그는 "하지만 내가 기본적으로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오히려 사람들을 참 좋아하는데 일하면서 상처도 많이 받다보니 사람이 좀 무서워졌다. 워낙 나를 이용하려는 분들이 많았으니까. 예를 들면, 나는 그런걸 원하지 않아도 내가 움직이면 어찌됐든 '돈'이 될 때가 있지 않나. 그러다보니 많은 분들이 안 좋은 의도로 접근하기도 하고…. 몇 번 그런 일을 겪다보니 점점 집 밖에도 안 나가게 됐다. 사실은 나도 되게 여린 편이다"

-다른 연예인들과 달리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부분도 적은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좀더 노력해야할 것 같다. 근데 나는 힘들 때 '힘들다'고 겉으로 표현하는 것도 싫고, 입에 발린 얘기도 잘 못하겠다. 직접 팬클럽 만들어 돈 걷어서 모임하는 건 좀 이상한 것 같아 팬사이트 유료화 제안도 거절했다. 그래도 1년에 한 번 팬미팅 할 때면 잘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내가 정말 '최고의 팬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건, 다음 작품을 봤을 때 '아, 얘가 또 늘었네'라고 팬들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거다.

-영화 작업을 하는 2년 동안 경쟁자 또는 후배들이 많이 치고 올라왔다. 불안하지는 않았나

▲전혀 그렇지 않다. 나도 그만큼 올라갔으니까.(웃음) 활동을 하면서 어떤 측면은 이미 포기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다. 대신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생각만 한다.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게 만들어야지.(웃음) 영화 잘 돼고, 좋은 감독님들과 작품도 많이 하고…. 아직 한참 멀었지만 말이다.

-스스로 생각해봤을 때 계속 배우로 활동할 것 같나.

▲정말 하고 싶은데 가끔 다른 일들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내가 행복하려면 과연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란 걱정도 든다. 근데 또 한 작품 하면 너무 좋으니까 버리지 못한다. 나는 일이 정말 좋은데…작품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강동원


-쉬는 동안 목공예를 배웠다는 얘기를 들었다.

▲'M' 개봉 후 '전우치' 시나리오를 기다리는 6개월 동안 목공예를 가르쳐주는 공방에 나가 배웠다. 처음엔 실패도 많이 하다 이제야 쓸만한 거 만드는 수준인데 나와 되게 잘 맞는다. 평생 할 수 있는 취미가 생긴 것 같다.

작업장 분위기도 자유로워서 좋다. 무엇보다 가구 만드는 동안은 절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잠깐이라도 한눈 팔면 나무깎는 기계에 손가락이 잘릴 수도 있으니까. 요즘엔 식탁, 의자, 텔레비전 장 같은 것도 혼자 만든다. 사려면 꽤 비싼데 돈도 절약할 수 있다.(웃음)

-직접 설계도 한다고

▲공방 분들에게 틈틈이 설계하는 법도 배웠다. 배우고 나니까 집도 지어보고 싶더라. 혼자 살 집은 아니고, 나중에 가족이 생긴다면 함께 살 집을 짓고 싶다.

-결혼할 생각도 있나

▲아직은 생각 없지만 언젠간 나이가 들어 더 외로워지면 할 거다. 얼마 전 (조)한선이가 결혼한다고 연락왔는데 많이 부럽진 않다.(웃음)

-내년에는 군입대를 해야 하지 않나

▲한 작품 더 하고 아마 내년 가을께 갈 것 같다. 제대로 가는 게 아니라서(공익근무요원) 다른 사람들에게 좀 미안하다.
 
(사진=워크룸 세칸플로아 문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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