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의 블록체인·암호화폐 사업은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유리한 편이다. 자사 게임 내 ‘암호화폐 채굴’ 개념을 적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미션 수행을 통해 성장시킨 게임 캐릭터에 암호화폐로 보상해주는 게 한 예다. 다년간 게임을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도 블록체인·암호화폐 사업에 유리한 편이다.
엠게임·한빛소프트, 블록체인 사업 가속화
3일 국내 중견 게임사인 엠게임(058630)은 한중 합작 블록체인 연합체 다빈치 재단과 업무협약(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엠게임은 다빈치 재단과 협업해 블록체인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엠게임은 다빈치코인 기반 생태계에도 참여한다. 양사는 블록체인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기술과 교육, 운영·결제 시스템 개발에도 협력한다.
엠게임 관계자는 “블록체인 연구 개발을 더 확장한다는 개념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연구 단계이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엠게임이 개발하거나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블록체인을 응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다. 자회사를 통해 진행중인 암호화폐 채굴 사업에도 적극 매진한다.
엠게임과 손잡은 다빈치 재단은 다빈치코인(DAC)를 발생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지난해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기업 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취지에서 코인을 발행했다.
브릴라이트코인의 발행량은 10억개로 시가총액 기준 약 2000억원 가량이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ICO 이후 추가 투자금이 들어오면 블록체인과 접목한 게임 개발에 곧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형태는 미정이지만 게임 속 캐릭터를 키우고 이를 브릴라이트코인으로 보상받는 개념이 유력하다.
대형 게임사로는 넥슨이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넥슨의 지주사 NXC는 지난해 9월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의 지분 65%를 약 913억원에 인수했다. 게임 기업에서 클라우드 기업 변신을 선언한 NHN엔터테인먼트도 거래소 사업 투자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사 ICO 장점“채굴-보상 개념 확실”
ICO는 주식 상장과 달리 대규모 자금 모집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전세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블록체인과 접목해 ICO를 했다.
더욱이 게임 이용자들은 이런 ‘채굴과 보상’ 개념에 익숙하다. 게임속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아이템을 획득해 현금화 하는 경우가 2000년대부터 있어 왔다. 이른바 아이템 거래다. 게임 캐릭터의 힘을 강하게 만드는 아이템일수록 비싼 가격에 팔리곤 했다.
일반 스타트업과 달리 게임사들은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게임 서비스를 한 경험이 있다. 서버 운영과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다. 이 부분에서 창업 업력이 짧은 스타트업보다 유리하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도 “상장한 게임사가 하는 ICO다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규제다. 국내법에서는 게임 속 아이템을 현금화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자칫 게임이 도박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사행성 우려 때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플레로게임즈의 서비스 게임 ‘유나의 옷장’에 철퇴를 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나의 옷장은 사용자가 만든 재화를 픽시코인(PXC)으로 살 수 있도록 허용했다. 픽시코인은 비트코인으로 환전할 수 있다. 게임 아이템의 현금화다. 이런 이유로 게임사들은 국내보다는 해외 ICO와 사업에 더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